현대캐피탈 감독 최태웅. 사진제공|KOVO
현대캐피탈은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삼성화재와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7 25-19 25-18 32-30)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3위 현대캐피탈(승점 45)은 2위 대한항공(승점 45)을 바짝 쫓았다.
외국인선수를 ‘안 쓴 것’과 ‘못 쓴 것’에서 승부가 갈렸다. 현대캐피탈 주포 다우디 오켈로는 25득점에도 12범실로 효율성이 떨어졌다. 최 감독은 경기 중반 ‘다우디 패싱’으로 공격 루트 다변화를 꾀하는 동시에 다우디에게 자극을 주며 승리를 챙겼다.
삼성화재 역시 외인이 문제였다. 안드레아 산탄젤로는 이날 코트를 밟지 못했다. 직전 우리카드전 2세트 도중 왼 종아리 통증으로 경기에서 빠졌던 그는 이날까지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고 명단에서 제외됐다.
3연패 내내 0-3 ‘셧아웃’ 완패를 당한 삼성화재는 1세트부터 필승의지를 다졌다. 22-24로 세트포인트까지 내몰렸지만 상대 범실과 박철우의 백어택을 묶어 듀스를 만든 데 이어 김나운-송희채의 연이은 퀵오픈 득점으로 1세트를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부터 다우디의 공격 점유율을 늘렸다. 다우디는 2세트 6득점, 3세트 8득점에도 8범실로 고개를 숙였다. 전광인(7득점), 최민호(5득점), 신영석(4득점)이 다우디의 부진을 메운 덕에 현대캐피탈은 2·3세트를 내리 따냈다.
4세트에도 다우디의 범실이 이어지자 최 감독이 칼을 빼들었다. 6-9로 뒤진 상황에서 타임을 부른 뒤 “현대캐피탈의 배구가 하나도 안 나온다. 다우디에게 공을 주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후 다우디 패싱은 확실했다. 7차례 듀스로 맞이한 30-30 상황, 마침내 다우디에게 공이 올라갔고 오픈 공격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이어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4연승을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다우디의 활약으로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지만 ‘다우디 의존도’라는 과제가 뚜렷했다. 이날 승리는 토종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린 동시에 다우디에게 자극을 줬다. 1승 이상의 수확이 뚜렷한 한 판이었다.
대전|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