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이재영(왼쪽)-현대건설 이다영. 스포츠동아DB
여자배구 최고 스타인 이재영(흥국생명), 이다영(현대건설·이상 24)의 ‘봄배구 쌍둥이 매치’는 또 한 번 성사될 수 있을까. 나아가 2014~2015시즌 프로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던 두 자매의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이 펼쳐질 수 있을까.
이 모두 최종 6라운드 성적에 달려있다.
순위 경쟁의 흐름이 달라졌다. 선두 체제를 굳혀나가는 듯 했던 현대건설(승점 52·26일 기준)이 2연패로 휘청인다. 4일 리베로 김연견이 왼 발목 골절로 시즌 아웃되면서 수비 진영에 큰 허점이 생긴 까닭이다. 리시브 안정감이 떨어지면서 팀의 기둥 역할을 맡는 양효진의 득점력도 나란히 하향세다. GS칼텍스(승점 51), 흥국생명(승점 45)과 격차가 크지 않은 현대건설에겐 큰 위기다.
반대로 흥국생명은 상승 기류에 올라탔다. 에이스 이재영이 무릎 부상을 털고 가세한 덕분이다. 20일 KGC인삼공사전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화려하게 복귀한 그는 최근 팀의 3연승을 지휘하며 막강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중이다. 더욱이 정규리그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둔 만큼 순위 대역전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다시 여자부 3개 팀이 모두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분위기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6차례 맞대결은 모두 끝났다. 하지만 여기가 끝은 아니다. 양 팀이 나란히 상위권에 오르면서 챔피언결정전에서 쌍둥이의 맞대결을 볼 기회도 열렸다. 언니 이재영과 동생 이다영은 프로 2년차였던 2015~2016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당시 이다영이 교체 선수로 출전하는 데 그쳤다. 이제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어엿한 주축 선수로 성장한 둘은 한결 큰 무대에서 승부를 겨룰 준비를 마쳤다.
단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둘 중 한 팀이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따내야 한다. 현대건설이 선두를 수성하거나 흥국생명이 대역전극을 벌이는 흥미로운 시나리오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V리그 여자부 6라운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