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3일부터 일시 중단, 4월 중순에는 무조건 봄 배구까지 끝낸다

입력 2020-03-02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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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 경기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장충|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리그중단 여부를 고심하던 V리그가 3일부터 일시중단을 결정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4월 중순까지 봄 배구를 포함한 이번 시즌을 무조건 소화한다는 대원칙 아래 코로나19의 확산추세를 보면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2일 확정했다. 만일 조기에 코로나19의 기세가 누그러들면 6라운드 잔여경기를 포함한 일정을 소화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현재 순위를 기준으로 시즌성적을 정한 뒤 봄 배구만 따로 진행하거나 최악의 경우 봄 배구도 없이 지금의 성적으로 모든 시즌을 마치게 된다.

KOVO는 2일 하루 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18일 대한항공-현대캐피탈 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리는 2019~2020시즌 6라운드 잔여 24경기를 중단할지를 놓고 남녀 13개 구단의 구단 실무자와 단장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오전에 서울 상암동 KOVO 대회실에서 열린 실무위원회에 참석한 사무국장들은 “리그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내놓았다. 몇몇 구단은 “약속된 리그 일정을 끝까지 소화해야 옳다”고 했지만 다수의 의견에 목소리가 가렸다.

구단들은 중단을 요구하면서도 “KOVO에 최종권한을 일임했으니 그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이들은 “문제가 생겼을 경우의 책임소재에서 벗어나고 싶다. 더 이상 리그를 강행해서 생기는 문제는 KOVO의 책임”이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리그를 파행 없이 끝내야 할 책임이 있는 KOVO로서는 구단들의 이런 입장이 불편했다. 2월8일 단장들의 간담회에서 전권을 위임받은 KOVO는 “확진자가 나올 경우 리그를 중단 하겠다”는 원칙을 정했다.

다행히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KOVO는 이미 정한 원칙을 바꾸기에는 명분이 약하다고 봤다. 반면 다수 구단들의 반대 속에 리그를 강행했다가 만에 하나 생길 불상사도 부담스럽기는 했다. 선수들의 인권이라는 문제가 걸렸다. 선수단의 당일이동이 가능한 청정지역에서 남은 일정을 소화하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왔지만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KOVO는 결국 다수 구단 실무진의 뜻을 바탕으로 김윤휘 사무총장이 일일이 각 구단 단장들에게 연락해 최종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리그 일시중단이다. 상황이 유동적인만큼 좀더 지켜보면서 파행과 불상사 없이 이번 시즌을 마치고 싶다는 KOVO의 깊은 고민이 들어간 일시중단 결정이다. 언제 다시 리그가 시작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어들고 정부로부터 “이제 안전하니까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가 나올 때가 되겠지만 4월 중순에 모든 일정을 마쳐야한다는 점이 변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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