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코로나19가 결정할지도 모르는 신인왕과 시즌 성적

입력 2020-03-03 12: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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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권민지. 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최근 우리사회 여기저기를 뒤흔들고 있다. 성숙한 공동체의식과 투명한 정보공개의 중요성 등을 새삼 실감하는 가운데 2019~2020시즌 도드람 V리그도 시즌중단이라는 난관을 만났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8일 정규리그 종료까지 딱 보름을 남겨두고 3일부터 일시중단이라는 비상카드를 꺼내들었다. 가능하다면 정해진 일정을 반드시 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이다.

변수는 코로나19의 확산세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사회적 격리와 방역당국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사태가 조기에 진정된다면 V리그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 경우 남은 리그경기도 어떤 방식으로건 소화해서 모든 팀들이 납득하고 여한이 남지 않게 만들면 된다.

하지만 만일 일시중단이 2주를 넘어선다면 KOVO는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6라운드 남은 24경기를 모두 생략한 채 봄 배구로 넘어갈지 여부다. 남자부는 팀별로 3~5경기, 여자부는 3~4경기를 각각 남겨놓은 가운데 문제가 될 것은 1,2위 선정이다.

1위는 챔피언결정전 직행이라는 메리트가 있다. 여자부는 3일 현재 현대건설이 승점1 앞선 가운데 2위 GS칼텍스 모두 3경기를 남겨뒀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GS칼텍스는 아쉬울 것이다. 두 팀의 맞대결은 이제 없다. 남자부도 우리카드가 승점4를 앞섰지만 2위 대한항공은 한 경기를 덜 치렀다. 4위 OK저축은행도 준플레이오프 가능성이 있다. 3위 현대캐피탈과 승점6 차이다. 원래 일정이라면 대한항공-우리카드는 7일, 현대캐피탈-OK저축은행은 14일에 맞대결이 예정됐다. 이 경기를 하지 않고 순위를 확정한다면 어떤 식이건 불만은 나올 것이다.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KOVO의 정치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신인왕 결정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동안 벌어놓은 것이 많은 선수들이 유리해지면 막판 뒤집기를 노리던 선수들은 허탈할 수 있다.

여자부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이다현(현대건설)~권민지(GS칼텍스)~박현주(흥국생명)의 3파전이다. 지금 상황에서 투표한다면 박현주가 유리하다. 투표인단이 판단할 기준이 되는 성적이 가장 뛰어나다. 25경기, 82세트에 출장해 103득점(27서브에이스, 4블로킹) 리시브효율 16.56%, 세트평균 1.232개의 디그를 기록했다. 그동안 보여준 임팩트도 많았다.

최근 선발 미들블로커로 계속 출전하던 권민지는 20경기, 57세트에 출전해 81득점(11서브에이스,14블로킹) 리시브효율 12.66%, 세트평균 1.00개의 디그를 기록했다. 시즌 중단이 가장 아쉬울 선수다. 경쟁자들보다 6라운드 주전 출전의 기회가 많았기에 선수도 팀도 신인왕 역전승을 노렸다. 3총사들의 경쟁에서 가장 먼저 앞서갔던 이다현은 26경기, 74세트에 출장해 71득점(4서브에이스, 24블로킹) 세트평균 0.324개의 디그를 기록했다.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비해 팀 사정으로 출전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쉬웠다.

삼성화재 정성규. 스포츠동아DB


남자부는 더 복잡하다. 윙공격수~리베로~세터 등 포지션이 다르기에 평가도 쉽지 않다.
루키 윙 공격수 가운데 가장 임팩트를 준 선수는 정성규(삼성화재)다. 1라운드 4순위의 정성규는 26경기, 92세트에 출전했다. 149득점(27서브에이스, 10블로킹), 리시브효율 13.16% 세트평균 0.815개의 디그를 기록 중이다. 신인지명 때 더 많은 기대를 받았던 홍상혁(KB손해보험·1라운드 2순위), 김웅비(OK저축은행·1라운드 3순위)보다 현재 성적은 앞선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구본승(한국전력·3라운드 1순위)이 좋지 못한 일로 경쟁에서 탈락했다. 공격수 가운데 가장 어필하기 좋은 위치다.

리베로 부문은 오은렬(대한항공·2라운드 4순위)과 구자혁(현대캐피탈·4라운드 1순위) 장지원(우리카드·1라운드 5순위)이 경쟁한다. 수치상으로는 정성민의 갑작스런 부상 이후 강제로 주전이 된 오은렬이 빼어나다. 20경기 69세트에 출전해서 리시브효율 40.90%, 세트평균 1.319개의 디그를 기록했다. 배구인 2세 구자혁은 세트평균 디그에서 1.239개로 앞섰지만 여오현이 전담하는 리시브에서 기회가 많지 않았다. 가장 나이가 어린 장지원은 리시브효율 42.96%로 앞섰지만 서브를 받은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국전력 김명관. 스포츠동아DB


전체 1순위로 입단한 세터 김명관(한국전력)도 후보다. 최근 장병철 감독의 결단으로 주전세터가 됐다.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친다면 가장 유리할 수도 있었다. 26경기 78세트에 출전해 24득점(5서브에이스 10블로킹)을 기록했다. 총 266세트로 세트평균 3.410개의 세트를 했다. 디그는 세트평균 0.603개였다. V리그의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며 준비해온 대장정과 일생에 한 번 밖에 없는 신인왕 결정이 어중간한 상태로 마무리될까봐 안타깝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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