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차상현 감독(왼쪽)-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스포츠동아DB
베테랑 세터 이효희를 은퇴시킨 도로공사는 새 시즌을 앞두고 세터보강을 원했다. FA시장에서 염혜선을 탐냈지만 실패했다. KGC인삼공사가 제시한 조건도 좋았지만 현대건설 시절부터 인연이 있는 이영택 감독의 만류, 짧은 시간이지만 친해진 인삼공사 선수들이 염혜선의 발목을 잡았다. 도로공사는 대안으로 IBK기업은행의 이나연도 고려했다. 흥국생명의 조송화 보상선수 지명을 앞두고 접촉했다. IBK기업은행에서 이나연을 보상선수로 선택할 수 있으면 지명해서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반대급부로 흥국생명이 필요한 선수를 주겠다는 약속도 했지만 결국 IBK기업은행의 보호선수 명단에 있던 이나연은 현대건설로 갔다.
도로공사에게 남은 마지막 카드는 2명의 세터가 경쟁하고 있는 GS칼텍스뿐이었다. 차상현 감독과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이 전에도 몇 차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본 적이 있었다. 도로공사는 2명의 세터 가운데 2013~2014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1순위로 지명했던 이고은을 점찍었다. 4시즌 전에 도로공사에서 함께 했던 선수라 기존 선수들과 호흡은 걱정이 없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고은은 2016년 6월 김미연과 함께 2-2 트레이드로 도로공사에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트레이드 상대는 전세얀, 최은지였다. 2년 뒤인 2018년 6월 이나연의 1-1 트레이드 상대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4년 만에 친정 팀으로 컴백하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이고은~안혜진 경쟁체제로 시즌을 꾸려나간 차상현 감독은 이원정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샀다. FA자격이 멀지 않은 안혜진과 이원정, 이현 등 3명을 경쟁시키면서 팀의 전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을 했다. 이와 함께 다음 시즌 FA선수 자격을 얻을 이소영과 강소휘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기에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카드로 레프트 유서연을 점찍었다. 빠르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차상현 감독이 원하는 배구 스타일에 딱 들어맞았다.
두 팀은 지난주부터 얘기를 주고받은 끝에 협상을 완료했고 그 사이 선수들은 이미 새로운 숙소로 짐을 옮겼다. 메디컬체크와 두 구단의 선수 양도양수 계약서와 합의서를 쓰는 행정적인 절차를 마치고 21일 공식적으로 이적을 발표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