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국내 프로배구 흥국생명 배구단으로 복귀하는 김연경이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복귀 기자회견 및 입단식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돌아온 ‘배구여제’를 위한 화려한 무대였다.
김연경(32)의 흥국생명 복귀 기자회견이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사전 신청한 취재진만 100여명이었다.
흥국생명과 김연경은 6일 연봉 3억5000만 원, 계약기간 1년의 조건으로 복귀협상을 마무리한 뒤 가능한 이른 시일 내 기자회견을 잡으려고 했다. 날짜와 장소를 신중히 검토한 끝에 10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로 확정했다. 행사비용은 대관료를 포함해 약 2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정한 1시간을 넘긴 기자회견에선 많은 말들이 오갔다.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김연경을 만난 만큼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수많은 질문과 답변 중 인상적인 것들을 모았다.
- 귀국하자마자 2주간 자가격리를 했고, 이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덕분에 챌린지’ 참여를 요청받았다. 어떻게 지냈는지, 또 당시 소감이 궁금하다.
“자가격리 2주는 상당히 힘들었다. 집에서만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 그랬다. 첫 일주일은 집안을 대청소하면서 버텼다. 그 다음주는 시간이 가지 않아서 드라마와 영화들을 모아서 보면서 지냈다. 지금은 조심해야 할 시기다. 당연히 자가격리를 지켜야 할 상황이었다. 대통령께서 ‘덕분에 챌린지’에 지목해주셔서 영광이었다. 과연 내가 받아도 괜찮을까 생각도 했다. 영광스럽게 챌린지에 참여했다. 덕분에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 그동안은 우리나라가 잠시 쉬러 오는 곳이었지만 이제부터는 사는 곳이 됐다.
“여기서 살려고 하다보니 쇼핑을 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많아졌다. 집에 짐들이 늘었다. 하나 둘 구입하다보니 사람이 사는 듯한 집과 분위기를 갖춰가고 있다. 예전에는 잠시 머물다보니 일정이 빡빡했는데 지금은 여유도 생겼다. 가족과 부모님도 좋아하신다.”
11년 만에 국내 프로배구 흥국생명 배구단으로 복귀하는 김연경이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복귀 기자회견 및 입단식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해외에서 뛴 11년 동안 V리그도 많이 변했는데 어떤 점이 눈에 띄었나. 또 오랜 기간 해외에서 활약하며 느낀 점과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11년 전에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배구를 했던 시기였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많이 좋아졌고 샐러리 캡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의 배구 인식이 바뀌었고, 활성화됐다고 느끼고 있다. 해외에서 뛰면서 나라마다 배운 것이 많았다. 프로정신이 첫 번째였고, 책임감과 몸 관리를 배웠고, 시스템 등 전술적인 부분도 배웠다. 해외에서 머문 기간 배구선수로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 V리그로 컴백한다고 했을 때 김수지, 양효진 등 친했던 선수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11년 만에 새롭게 받고 싶은 V리그 개인타이틀 욕심은 있나.
“김수지와 양효진은 환영한다며 좋아했다. 친하다보니 앞으로 기댈 친구가 온 것을 좋아하지만, 상대팀으로 만나는 건 싫어한다. 이미 상은 다 받아봐서 큰 욕심은 없다. 우승을 하고 싶고, 더 크게 생각하면 올림픽 메달이다. 새 시즌 MVP는 각 팀의 에이스 선수에게 유리하겠지만 만약 흥국생명이 우승하면 투표권한이 있는 기자분들이 잘 판단하실 것이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