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문성현-LG 티포드(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좌완 티포드 구위 회복 땐 삼성전 구원군
넥센과 LG는 한국시리즈(KS)를 위해 감춰둔 보험 히든카드가 있다?!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제도는 1위 팀의 어드밴티지가 강력하다. 투수진이 완벽한 준비를 기울인 1위 팀과 마운드 전력이 상처투성이인 플레이오프(PO) 진출 팀의 승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투수의 전력이 매 경기 소모되고 회복에 시간이 필요한 야구는 단기전에서 감독의 판단과 결정이 중요하다. PO에서 아무리 명승부를 펼쳐도 막상 한국시리즈서 마운드 전력이 고갈되면 허망하게 패할 수밖에 없다. 최근 포스트시즌은 PO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사례가 많고, 압도적인 전력의 1위 팀이 있는 시즌이 잦아 2002년 이후 연속해서 페넌트레이스 1위가 KS에서도 우승하고 있다.
LG 양상문(53), 넥센 염경엽(46) 감독은 모두 치밀한 전략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두 감독은 시스템과 매뉴얼을 중시한다. 당장 눈앞에 PO가 가장 중요하지만 KS를 위한 대비도 분명히 있었다.
NC와 준PO부터 시작해 긴 포스트시즌 여정을 보내고 있는 양상문 감독은 에버렛 티포드(30)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 외국인투수 한 명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없다는 것은 그만큼 아쉬움이 큰 결정이다. 티포드는 좌완 투수다. 만약 이승엽, 최형우, 채태인 등 좌타 거포가 즐비한 삼성과 싸워야 하는 KS에서 던질 수 있다면 이보다 든든한 구원군이 없다.
시즌 5승6패 방어율 5.24로 기대에 못 미친 티포드는 부상이 아닌 마땅한 보직이 없고 구위가 떨어져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미국에 돌려보낸 것은 아니다. 양상문 감독은 “티포드는 아직 구위가 원하는 만큼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티포드가 최근 삼성전에서 꽤 잘 던진 적도 있다. 한국시리즈 일정에 맞춰 훈련 중인 것은 사실이다. 더 지켜보고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KS용 ‘티포드 보험카드’를 설명했다.
넥센에는 시즌 9승 투수 문성현(23)이 있다. 가뜩이나 선발투수가 부족한 넥센은 7전4선승제인 KS에서 선발 약점이 더 뼈아프다. 문성현은 옆구리 부상으로 PO에서 빠졌지만 여전히 팀원들과 동행하며 함께 합숙하고 있다. 그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KS에서 꼭 던지고 싶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마지막까지 몸 상태를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