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폴리(가운데)가 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전에서 블로킹 사이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수원|임민환 기자 minani@donga.com 트위터 @minani84
현대건설, IBK기업은행 3-1 꺾고 3승
남자부 한국전력, 3-0 현대캐피탈 제압
4일 NH농협 2014∼2015 V리그 1라운드 경기를 위해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 모두 각오가 남달랐다. 두 팀 모두 지난 경기가 엉망이었다. 이번 경기에서는 반드시 좋은 플레이를 보여야 했다.
● 홈 개막전 망친 현대건설, 눈물 흘렸던 폴리
현대건설은 2일 KGC인삼공사와의 홈 개막전에서 1세트를 25-14로 압도하고도 1-3으로 역전패했다. 현대건설 국영준 사무국장의 표현에 따르면 1세트 이후 작두를 탔다. 외국인 선수 폴리는 흥분해서 덤비다 높은 타점과 파워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경기 뒤 자신에 실망해 눈물을 흘렸을 정도였다. 플레이가 계속 덜컹거렸다. 현대건설은 고군분투하는 세터 염혜선을 위해 긴급히 이다영을 데려왔다.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은 3일 제주에서 벌어진 전국체전에서 소속팀 신명여고에 우승을 안긴 뒤 오후 7시30분에 김포에 도착했다. 구단은 맛있는 저녁을 사준 뒤 숙소로 데려왔다. 4일 경기는 한국배구 미래 10년을 책임질 세터 이다영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공교롭게도 매치업 상대는 이전까지 국가대표 주전세터였던 김사니였고 폴리의 상대 또한 한 때 세계 여자배구 최고의 공격수로 불리던 데스티니였다.
● 인천아시안게임 후유증이 컸던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은 10월 26일 흥국생명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최악의 플레이를 했던 원인에 대해 이정철 감독은 “인천아시안게임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주축선수 3명(남지연 김희진 박정아)의 대표팀 차출로 새로운 세터 김사니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고 시즌을 치를 몸 상태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남지연은 대표팀에서 주 포지션인 리베로 자리에서 뛰지도 않았다. 원포인트 서버나 윙리시버 역할만 했다. 김희진은 오른쪽 어깨 이상으로 통증을 참고 경기를 해야 하는 처지였다. 2라운드나 돼야 팀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한 이 감독은 이날 서브리시브는 남지연이 디그는 노란이 전담하는 더블리베로 체제로 경기를 풀어가고자 했다.
● 모든 것이 다 되는 현대건설과 하나도 되는 것이 없는 IBK기업은행
1세트 현대건설의 수비가 탄탄했다. 염혜선의 토스가 전과는 달랐다. 빠르고 정확한 배분 덕분에 폴리와 황연주가 쉽게 공격을 했다. IBK의 김희진과 박정아는 계속 허우적거렸고 서브리시브마저 흔들렸다. 25-14로 이긴 현대건설은 서브득점이 5개였고 블로킹도 3-0으로 압도했다. 2세트도 현대건설이 25-19로 이겼다. 이다영은 14-8에서 투입됐다. 첫 번째 세트는 폴리의 오픈공격이었지만 동료들과 호흡이 필요한 듯 토스가 부정확했다. 18-13에서 교체됐다. 현대건설이 여전히 블로킹에서 4-0으로 앞섰고 13점을 몰아친 폴리의 위력은 대단했다. 폴리의 범실이 3세트에 부쩍 많아졌다. IBK가 맹렬히 추격했다. 2세트까지 블로킹이 하나도 없던 IBK는 이소진의 투입 이후 분위기를 바꿨다. IBK는 김희진 이소진의 연속블로킹으로 22-22를 만든 뒤 김희진의 속공으로 역전했다. 데스티니의 백어택으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현대건설은 9개의 실책으로 IBK에 반격의 기회를 줬다. 4세트 7-4에서 폴리는 마침내 서브에이스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현대건설은 25-11로 세트를 마감하며 시즌 3승(1패 승점 8)째를 따냈다. IBK는 2연패다. 마지막 서브에이스로 승리를 장식한 폴리는 45득점(50% 공격성공률 8블로킹 7서브)을 한 뒤 웃었다. 현대건설은 블로킹 15-3 서브 14-2로 IBK를 압도했고 경기의 진정한 승자는 세터 염혜선이었다.
이어 벌어진 남자부 경기에서는 한국전력이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19 25-18 25-19)으로 누르고 시즌 4승(1패 승점10)째를 따내며 2위로 뛰어올랐다. 현대캐피탈은 3패(2승 승점7)째. 한국전력은 2일 삼성화재에 3-2 역전승을 거둔 기세를 이어갔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3득점 밖에 못한데다 블로킹(3-11) 서브(0-5)에서 압도당했다.
수원|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