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영, 구대성처럼 상체 비틀어 던진다

입력 2015-07-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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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마일영. 스포츠동아DB

한화 마일영. 스포츠동아DB

옆구리 통증에 ‘사이드암 변신’ 포기
2군경기 등판해 제구·구속 등 테스트


올 시즌 좌완 사이드암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던 한화 좌완투수 마일영(34·사진)이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사이드암 투구를 중단하고, 과거 구대성처럼 상체를 잔뜩 외야 쪽으로 비틀어 던지는 투구폼을 연마하고 있다. 팔을 다시 위로 올렸다. 마일영은 이에 대해 “도전이다”고 말했다.


● 어느 날 사이드암으로 변신한 마일영

마일영은 한때 ‘좌완 파이어볼러’였다. 시속 140km대 후반의 힘 있는 직구가 강점이었다. 때론 선발로, 때론 중간으로 뛰었다. 2차례 10승 투수가 됐고, 팀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투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고질인 허리 통증이 문제였다. 한화로 이적한 2010년에는 허리 신경이 눌려 하체마비 증세까지 왔다. 결국 2010시즌 후 허리 수술을 했다. 그 후 갈수록 구속이 줄었다. 직구 구속은 130km를 겨우 넘었다. 과거의 마일영이 아니었다.

그러던 그는 올 시즌 문득 좌완 사이드암으로 변신해 팬들 앞에 나타났다. 4월 5일 1군에서 한 차례 등판할 때까지만 해도 위로 던졌지만, 2군에 내려간 뒤 옆으로 던지는 투구폼을 연마했다. 우완 사이드암도 줄어드는 추세인데, 좌완 사이드암은 더더욱 보기 드문 투구폼. 스리쿼터까지 내려온 왼팔을 김성근 감독의 권유로 아예 옆으로 내렸다. 타자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좌타자를 상대하는 원포인트 릴리프로 희소성의 가치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란 계산이었다.

마일영은 5월 18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이튿날인 19일 문학 SK전에서 완전히 익지 않은 사이드암 투구폼으로 던졌다. 2타자를 상대하며 수비수의 실책 2개로 출루시킨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좌완임에도 도루 2개를 허용할 정도로 투구폼이 컸다.


● 다시 구대성 폼으로 변신한 까닭은?

마일영은 곧바로 다시 2군에 내려가 ‘옆구리 투수’로 살아남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런데 쓰지 않은 근육을 써서 그런지 옆구리가 아팠다. 공을 던지기 힘들었다. 결국 정민태 2군 투수코치와 상의한 뒤 사이드암 투구를 포기했다. 팔을 다시 올리고, 그 대신 구대성처럼 몸을 잔뜩 비틀어 던지는 투구폼을 연마하기로 했다. 2주 전부터 이렇게 던지면서 2군 경기에서도 테스트 하고 있다. 정 코치는 “구대성만큼 아니지만, 몸을 틀어서 던지니까 최대한 공을 숨기는 (디셉션) 효과가 있다. 제구도 잡히고 있다”며 “현재 직구 구속이 최고 134∼135km 정도다. 조금만 더 올라와 137km 정도만 찍으면 괜찮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때 너클볼을 익히는 등 유난히 실험정신이 강한 투수. 그러나 올해 두 차례 변신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프로 16년차 베테랑 투수는 “남들은 내가 사이드로 던지고, 몸을 비틀어 던지는 걸 어떻게 바라볼지 모르지만 이젠 내가 남의 시선을 의식해 야구를 할 때가 아니다. 원포인트라도 좋다. 난 지금 다른 2군 투수들처럼 1군에서 쓸모 있는 투수가 되기 위해 도전하고 있을 뿐이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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