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유희관, 19경기 12승3패 승률 0.800
해커 0.786·양현종 0.769 바짝 추격
피가로 선발 등판 19경기선 삼성 15승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보이지 않는 잔 실수 하나에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 경기를 지배하는 투수들은 더욱 미묘하다. 볼 판정 하나에 심리적 동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승리를 차곡차곡 쌓는 선발투수들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꾸준함과 평상심을 무기로 7개월여에 달하는 대장정을 끝마친다. 팀 승리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다승왕만큼 크게 주목받진 못하지만 팀에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노디시전 게임(승패 관계없는 경기)을 포함한 진정한 ‘승리의 파랑새’는 누구일까.
● ‘유희왕’ 유희관
27일 현재 KBO리그 승률왕은 다승 1위이기도 한 유희관(두산)이다. 19경기에 선발등판해 12승3패로, 0.800의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7월 4차례 등판에선 1승1패로 승수 및 승률 사냥에 다소 힘이 떨어졌지만, 6월에는 5전승에 방어율 2.04로 ‘언터처블’에 가까웠다. 지난해 기록한 12승9패(승률 0.571)의 개인 최다승과 동률을 이뤘다. 다승을 비롯한 개인기록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를 찍을 기세다.
NC의 에이스로 거듭난 에릭 해커가 19경기에서 11승3패, 승률 0.786으로 그 뒤를 바짝 적고 있다. 2013년 승률 0.267(4승11패)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남겼으나 2014년 0.500 (8승8패)을 찍고 올 시즌 승률왕에 도전한다. 기록적인 반전이다. 1점대 방어율(1.83)을 기록하고 있는 KIA 양현종이 0.769(10승3패)로 승률 3위에 올라있다. 삼성 알프레도 피가로, 넥센 앤디 밴 헤켄, 두산 장원준도 각각 승률 0.733(11승4패), 0.714(10승4패), 0.667 (10승5패)로 승률왕을 넘보고 있다.
삼성 피가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피가로의 결혼’
피가로와 삼성의 궁합은 천생연분인 듯하다. 시즌을 앞두고 여러 팀의 제안을 받았지만, 그의 선택은 ‘이승엽의 삼성’이었다. 호감을 갖고 뛰어든 KBO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등판이었던 22일 대구 KIA전에서 불의의 헤드샷으로 개막전부터 이어온 18연속경기 6이닝 이상 투구를 마감했지만, ‘승리의 파랑새’로 손색이 없다. 노디시전 게임이었던 5경기 모두 팀은 이겼다. 경기당 투구이닝이 6.1이닝에 달할 정도로 긴 이닝을 막아주면서 팀에 승리의 기운을 가져왔다. 필승조가 곧장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승리를 챙길 확률이 높아졌다.
노디시전 게임을 포함해 피가로가 등판한 19경기에서 삼성은 15승을 거뒀다. 노디시전 게임을 포함한 피가로의 승률은 0.789에 달한다. 10경기 중 8게임 가까이 승리한다는 얘기다. 유희관도 노디시전 4경기에서 3승1패를 거둬 15승4패로 피가로와 어깨를 견줬다. 지난해 20승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밴 헤켄이 0.750(15승5패)으로 3위다. 양현종과 해커도 0.684(13승6패), 장원준도 0.611(11승7패)로 팀 승리에 기여도가 높은 투수들이다. ‘에이스’를 굳건히 지킨 승률왕 도전자들의 화려한 면모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