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최금강-임정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경문의 예언 “이름 특이한 선수 주목!”
김현수도 노력형…노력 없는 영광 없다
NC가 올 시즌 잘 나가는 이유로 최금강(26), 임정호(25)를 빼놓을 수가 없다. 둘은 올 시즌 사실상 첫 시즌임에도 필승조로 활약중이다. 최금강은 4일까지 70경기에 등판해 84.1이닝을 던져 방어율 2.99, 임정호는 68경기에서 42.1이닝에 방어율 4.04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 “이번 시즌에는 이름이 특이한 선수들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이 지목한 이름이 특이한 선수는 최금강 임정호 강장산이었다. 김 감독이 이들을 주목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사실 임정호, 최금강은 NC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임정호는 2013년 신인지명회의 3라운드 전체 30번으로 NC 유니폼을 입었고, 최금강은 신인드래프트 100번에도 들지 못해 2012년 육성선수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프로에 온 뒤에도 냉정한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1차지명된 선수들에 비해 이들에게는 스포트라이트가 거의 비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랬기에 오히려 더 이를 악물었다. 기회가 오기만을 바라며 묵묵히 훈련했다. 김 감독이 올 시즌 이들을 과감하게 기용할 수 있었던 것도 남몰래 흘린 땀방울을 알아서다.
NC 배석현 단장은 최금강 임정호에 관한 스프링캠프 일화를 들려줬다.
“미국 애리조나 투싼에 있는 선수단 숙소가 5층짜리 건물이었습니다. 최일언 투수코치의 방이 복도가 꺾이는 코너에 있었는데 방 옆에 작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그 곳을 지나다가 투수들 몇 명이 늦은 밤에도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최 코치를 찾아가 ‘선수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훈련을 했는데 또 운동을 하면 너무 힘들지 않겠느냐’고 물었는데 최 코치가 ‘내가 시키지 않았다’며 억울해하더라고요. 그들은 누가 시켜서 훈련을 하고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최 코치의 방 옆에서 훈련을 하다가 막히는 게 있으면 코치의 방문을 두드려서 원포인트레슨을 받았습니다. 감독님께서도 이 사실은 아는 듯 했습니다. 캠프에서 그러시더라고요. 이름 특이한 애들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요. 그게 최금강, 강장산, 임정호였습니다.”
김 감독도 이 일화를 듣자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미리 선수들을 준비한 우리 코치들 모두 다 고생했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1차, 2차 지명된 애들은 재능을 인정받은 것이지만,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노력하는 선수가 이길 수 있다는 걸 알려줘야 야구가 더 재미있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두산 김현수(27)도 사실 육성선수 출신이다. 김현수를 발굴해낸 김 감독은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었다. ‘이영민타격상’을 받을 정도면 타격에는 타고난 소질이 있다고 봐야한다”며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김)현수는 정말 부단히 노력했다. 왜 현수라고 왜 아프지 않고 피곤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참고 뛰면서 저렇게 성장했다. 그런 노력이 없었다면 저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최금강, 임정호도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공을 잡았고, 힘껏 던졌다. 그때 흘렸던 땀방울이 올 시즌 달콤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또 이런 선수들의 노력이 모여 NC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