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NL 우승 확률 최하위’ 메츠의 돌풍 이유는

입력 2015-10-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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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시리즈에 진출한 뉴욕 메츠 선수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월드 시리즈에 진출한 뉴욕 메츠 선수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스포츠 도박의 메카라 할 수 있는 라스베이거스가 발칵 뒤집어졌다. 내셔널리그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5개 팀 가운데 가장 우승 확률이 떨어진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던 뉴욕 메츠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4경기 만에 시카고 컵스를 물리치는 대이변이었다.

정규시즌에서 메츠는 시쳇말로 컵스와 피츠버그의 밥이었다. 컵스에 7전패, 피츠버그에 6전패를 당했다. 게다가 컵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유일하게 100승 고지를 돌파한 세인트루이스를 디비전시리즈에서 3승1패로 일축해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메츠의 내셔널리그 챔피언 등극을 내다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컵스는 지긋지긋한 ‘염소의 저주’를 깨지 못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 2’에서 컵스가 2015년 우승을 차지한다는 내용은 역시 상상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컵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왜 4경기 만에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을까. 가장 큰 이유로는 기선을 제압당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22일(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벌어진 4차전 1회초에만 4점을 빼앗긴 것을 비롯해 컵스는 시리즈 내내 1회에만 총 9점을 내줬다. 다시 말해 선발진의 높이에서 밀렸다는 뜻이다. 심지어 정규시즌 후반부터 포스트시즌까지 15경기에서 14연승을 거둔 ‘괴물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마저 19일 2차전에 선발등판해 1회에만 3실점하며 5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컵스는 타력에서, 메츠는 투수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방망이에서도 메츠가 앞섰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초로 6연속경기홈런을 친 대니얼 머피를 비롯해 트래비스 다노,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루카스 두다 등이 11개의 아치를 그리며 펄펄 날고 있다. 마운드에선 제이콥 디그롬과 맷 하비가 선발로 늠름하게 투구하고 있고, 마무리투수 헤우리스 파밀리아는 8경기에서 9.2이닝을 던져 단 2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5세이브를 따냈다. 이처럼 공수에서 모두 짜임새를 갖춘 메츠는 2000년 이후 15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등극해 통산 3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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