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상호. 스포츠동아DB
롯데 조원우 감독은 파격적으로 김상호에게 기회를 주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 ‘4할 타율’을 넘나드는 김문호(29)의 활약과 더불어 김상호의 등장으로 올 시즌 롯데 라인업은 더 풍성해졌다.
김상호는 4월 1경기에서 1타점 2루타로 시즌 첫 안타 신고를 하더니 5월 타율이 0.352(91타수 32안타)까지 올랐다. 홈런 3방에 2루타가 6개였고, 타점이 19개 나왔다. 그러나 6월 들어 상승세가 꺾이지 시작했다. 10일까지 6월 8경기에서 타율이 0.129(31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5월 24경기에서 17개였던 삼진이 6월 8경기에서 12개에 달한다.
롯데 안팎에서는 김상호의 체력문제를 지적하는 진단이 있다. “1군 주전으로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다보니 체력 안배의 경험이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상호를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롯데 정보명 타격코치는 이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정 코치는 10일 두산전에 앞서 “(김)상호가 야구를 몇 년 했는데 1군에서 한 달 뛰었다고 체력 문제가 나오겠는가? 프로에서 성공한 선수들이 밟는 통과의례를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1군에 오면 한 달쯤은 펄펄 날 수 있다. 멋모르고, 용감하게 야구를 하는 것이 통하는 시절이다. 그러나 상대팀에서 분석이 들어오고, 선수 머릿속에서도 ‘계속 내가 이렇게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 타격침체는 어느 선수나 거치는 벽이라는 것이다. 정 코치는 “이 고비를 넘느냐, 못 넘느냐에 따라 그 선수가 1군에서 버틸 수 있느냐가 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주 작은 장애물이지만 이것만 넘으면 프로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수는 얻는다”고 덧붙였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