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KIA 타이거즈(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997년 한국시리즈 당시 해태 故 김상진
● 두 번의 한국시리즈, 호랑이가 모두 웃다
첫 만남은 1983년 한국시리즈였다. 전후기리그 체제였던 당시, KIA의 전신 해태(전기리그 우승)와 LG의 전신 MBC(후기리그 우승)는 가장 높은 무대에서 맞붙었다. 결과는 해태의 완승. 해태는 무등 1차전에서 7-4 승리를 거둔 뒤 잠실에서 2연승을 달리며 승기를 굳혔다. 4차전에선 15회 연장 끝에 1-1로 비겼지만, 5차전에서 8-1 대승을 거두고 첫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두 번째 맞대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해태는 한국시리즈 4연패(1986년~1989년)를 포함해 수차례 감격을 맛봤지만, MBC는 1990년 LG로 이름을 바꾼 뒤에야 다시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다. 1997년 가을, 14년 만의 재격돌에선 또 다시 호랑이가 웃었다. ‘에이스’ 이대진과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앞세운 해태는 시리즈 전적 4-1로 LG를 누르고 9번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는 해태라는 이름으로 새긴 마지막 우승 트로피이기도 했다.
LG 박용택. 사진제공|LG 트윈스
● 2002년 플레이오프, LG의 반격
1997년 한국시리즈 이후 두 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해태는 그사이 우승 멤버인 이종범과 김응룡 감독이 모두 팀을 떠났고, 2001년엔 KIA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LG는 김성근 감독을 새로 영입해 과거의 영광 재현에 나섰다.
2002시즌을 각각 2위와 4위로 마무리한 KIA와 LG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이번엔 엎치락뒤치락 승부가 이어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2승으로 가볍게 제친 LG는 원정 1차전 6-2 승리로 기세를 이어갔다. 2차전을 KIA가 5-4로 설욕한 뒤 잠실에서 다시 1승1패를 주고받은 두 팀. 희비는 무등 5차전에서 갈렸다. LG는 박용택의 홈런 2방을 앞세워 8-2로 KIA를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러나 쌍둥이 군단은 삼성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우승 탈환에는 실패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