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히어로즈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 2루 LG 유강남이 좌월 투런 홈런을 날리고 홈인하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PO 3차전. LG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선발등판하는 날, 양상문 감독은 시즌 내내 배터리로 호흡을 맞춰온 유강남 카드를 다시 한번 믿고 내보냈다.
0-0으로 진행되던 2회말 2사 후 채은성의 안타와 양석환의 볼넷으로 맞이한 1·2루 찬스. 유강남은 선취점을 올릴 기회에서 상대 선발투수 신재영을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 바깥쪽 슬라이더에 허무하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0의 행진이 이어진 4회말. 2사 2루에서 다시 찬스가 왔다. 유강남은 기다리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오는 몸쪽 높은 직구(시속 138㎞)를 벼락같은 스윙으로 왼쪽 외야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가을비를 뚫어낸 기습적인 한 방에 승부의 흐름은 순식간에 LG로 넘어갔다.
“첫 타석 때 삼진을 당하고 덕아웃에 들어가는데, 정성훈 선배가 ‘초구 왜 놓쳤냐’고 말씀하셨다. 한가운데 슬라이더였다. 다음 타석 때 ‘어차피 못 치는 거 초구부터 돌리자’고 마음먹었다. 타구가 날아갈 땐 몰랐는데 팬들의 함성을 듣고 타구가 담장을 넘어간 걸 알았다. 포스트시즌 치르면서 악이 생겼는데, 그라운드를 돌면서 ‘내가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후 유강남은 이같이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5회초 넥센이 이택근의 2루타와 김지수의 우중간 적시타로 1점차로 압박했지만, LG는 7회말 상대 실책을 파고들며 2점을 추가해 승부를 갈랐다. 넥센 2번재 투수 박주현을 상대로 선두타자 김용의의 좌전안타에 이어 이천웅의 희생번트 때 포수 박동원의 1루 악송구로 무사 2·3루. 넥센은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작전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루이스 히메네스의 타구가 교체된 투수 이보근 정면으로 가면서 1사 만루. 그런데 여기서 오지환의 밀어내기 볼넷이 나오고, 2사후 양석환의 2루수 쪽 내야안타가 터지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허프는 7이닝 동안 98구를 던지며 5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치면서 KBO리그 가을잔치 첫 승을 올렸고, 정찬헌과 임정우가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각각 홀드와 세이브를 따냈다. LG는 9안타를 선발타자 전원안타(역대 준PO 4호·PS 14호)로 장식했다.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4-1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했다. 경기 후 데일리 MVP에 선정된 LG 유강남이 허프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3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된 유강남은 “솔직히 3차전 포수로 나가게 되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내가 두 번 나왔을 때 다 지면서 심적 압박을 받았다”면서 새벽 3시에나 잠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 오늘 이기든 지든 후회 없이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기뻐했다.
4차전은 17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넥센 스캇 맥그레거와 LG 류제국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