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이미지를 덜고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한 대표팀 허정무 감독. 월드컵 개막이 불과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긴장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여전히 선수들의 역량을 믿고 있었고, 마지막 생존 경쟁으로 잔뜩 신경이 곤두선 선수들을 안정시키려 애를 쓰고 있었다.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위해 1일(한국시간) 런던에 입성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나온 허 감독의 첫 마디도 “우리 선수들이 마음 놓고 플레이를 했으면 한다”였다. 낯선 원정과 9시간의 시차 등은 이번 A매치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코트디부아르는 아프리카에서도 내로라하는 강팀. 허 감독은 ‘즐기자’는 한 마디로 이번 평가전의 각오를 대신했다.
“상대가 강하다. 하지만 우리라고 못할 건 없다. 서로 할 수 있단 믿음을 갖고 경기에 즐겁게 즐기면 좋겠다.”
과거 월드컵에서의 거듭된 실패도 여기서 이유를 찾았다.
허 감독은 “역대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우린 스스로의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지곤 했다. 긴장하지 말고 각자 가진 역량을 모두 발휘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말했다.
그렇다면 허 감독에게 3박5일 간의 원정 평가전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예전에는 해외파가 불리했다면 이번에는 K리그를 갓 마치고 대표팀에 소집된 국내파에게는 지옥의 스케줄이다. 시차 문제가 역으로 작용한다.
허 감독은 “지금까진 안방에서 편히 경기를 치러왔다. 그러나 이젠 반대로 장시간 날아와, 그것도 시차적응이 안된 상태에서 결전에 나서야 한다. 이런 것도 경험하며 강팀과 싸울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런던(영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