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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든 상황이 허락되는 한 안전이 보장된 고급 호텔에서 머무는 대표팀이지만 이 호텔은 더욱 특별한 편이다.
대개 호텔이 일반인과 VIP를 위한 객실을 구분해 뒀다면 이곳은 전체 객실이 스위트룸으로 구성돼 있다. 호텔 뒤편으로는 템즈강 운하가 보이고, 그 주변에 요트가 떠 있어 휴식에 최적의 환경을 자랑한다.
현재 대표팀이 빌린 객실은 30여 개. 이 중 홀로 방을 쓰는 이는 노흥섭 단장과 허정무 감독 외 코칭스태프 뿐이다. 여기에는 피지컬 코치 미카엘 쿠이스퍼와 체력 분석 담당 닐스 데 브리스가 포함돼 있다.
특히, 닐스 데 브리스는 소위 ‘공포의 삑삑이’라 불리는 셔틀 런 테스트가 진행될 때만 대표팀에 합류하는 인물로 2일(한국시간) 아침 식사 자리에 나타났을 때 선수들은 잔뜩 긴장해야 했다. 네덜란드대표팀에서도 활동한 이력을 지닌 그는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한국대표팀을 도와 낯이 익다.
1월 스페인 전지훈련 때 합류한 뒤 한 달여 만이었다.
선수 중에서는 짝을 구하지 못한 이운재가 유일하게 스위트룸 독방을 쓰고 있다. 선수들은 협회 스태프처럼 2인 1실이 기본 원칙. 한 관계자는 “최고참에 대한 예우 차원이 아니겠느냐”고 했지만 당연히 홀로 방을 쓰는 만큼 자신이 직접 필요 물품을 구입하는 등 ‘방졸’을 따로 둔 다른 방 고참들에 비해 불편함도 일부 감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사실은 안정환과 이동국이 한 방을 쓴다는 점.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 후배 이청용을, 김남일이 곽태휘를 활용하며 비교적 편히 지내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동국은 어쩌면 역대 대표팀 최고령 방졸로 기억될 것 같다”며 웃었다.
런던(영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