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프로골프(KPGA) 개막전인 KEB외환은행 인비테이셔널 1차대회에서 우승하며 KPGA투어 통산 4승을 기록한 김형태가 우승컵에 입을 맞추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 KPGA]
2위 4타차 따돌리고 정상
‘가을남자’ 김형태(33·토마토저축은행)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10 시즌 개막전 한중투어 KEB 인비테이셔널 1차대회(총상금 4억원)에서 우승컵에 키스했다. 김형태는 21일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 링크스골프장(파72·707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에 보기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2위 그룹을 4타차로 따돌리고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통산 4승째다.
2006년 하나투어 몽베르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을 올린 뒤, 2007년 금강산아난티NH농협오픈과 2008년 메리츠솔모로오픈까지 매년 1승씩을 따냈던 김형태는 3승을 모두 가을에만 올려 ‘가을남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형태는 기교와 정교함을 두루 갖춘 멀티플레이어다. 주니어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줄곧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고, 2003년에는 일본프로골프 2부 투어에 진출해 상금랭킹 5위로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2005년까지 일본에서 활약하다 2006년부터 국내로 복귀했고, 지난해부터 다시 일본투어 시드를 따내 한국과 일본에서 활약 중이다.
김형태는 전지훈련을 잘 하지 않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지난 겨울에도 특별히 전지훈련을 하지 않고 스윙연습과 체력훈련을 하면서 시즌을 대비했다. 김형태는 “쉬는 게 보약이다. 아내가 해주는 밥만 잘 먹어도 체력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2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형태는, 전반에만 버디 4개에 보기 2개를 적어내 우승 안정권에 진입했다. 후반 들어서도 버디와 보기를 1개씩 주고받으며 우승을 지켜냈다. 김형태의 아내 변희진 씨는 “대회에 출전하기 전부터 컨디션이 너무 좋다고 했다. 그래서 내심 우승을 바라기는 했지만 이렇게 첫 대회부터 우승하게 될 줄은 기대하지 않았다”며 기뻐했다.
올해부터 토마토저축은행으로 소속을 옮긴 김형태는 시즌 전부터 절정의 샷 감각을 유지해 우승을 예감케 했다. 변 씨는 “지난겨울 영하의 날씨 속에서 소속사 회장님과 라운드를 했는데 그때 버디를 무려 9개나 기록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그때 회장님께 ‘올해 기대하셔도 좋습니다’라고 큰소리 쳤는데 개막전에서 우승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국내와 일본, 아시안 투어를 병행하고 있는 김형태는 다음 주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중국으로 이동해 원아시아투어에 출전할 예정이다.
강성훈(22·신한금융)은 버디만 3개 골라내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치며 합계 7언더파 281타로 2위에 올랐고, 방두환(23)과 송기준(23), 박은신(20)은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무서운 10대’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은 7위(4언더파 284타), 작년 상금왕 배상문(24·키움증권)은 공동 25위(3오버파 291타)로 대회를 마쳤다.
KPGA 투어는 1주일간 휴식을 취한 뒤, 4월 8일부터 제주 세인트포 골프장에서 열리는 토마토저축은행오픈으로 본격적인 국내투어 일정을 시작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