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스포츠동아DB
차 감독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수원 구단이 아닌 차 감독이 직접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감독은 "오는 6월6일까지 수원을 이끈 뒤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했다"며 무거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로써 지난 2004년 부임 이후 7년 만에 수원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된 차 감독은 후임 감독 선임을 위해 남아공 월드컵 휴식기 전 컵대회 일정까지는 팀을 지휘한다.
마지막 경기는 오는 6월6일 열릴 전북 현대와의 홈 경기가 될 예정이다.
차범근은 수원 감독으로 7년간 K리그 2회(2004년,2008년), FA컵 1회(2009년), 컵대회 1회(2008년)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2008년에는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모두 석권해 '더블'을 달성했다. FA컵 무대에서도 2009년 정상에 오르며 '축구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올해 수원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후유증을 겪으며 국내 정규리그에서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차 감독은 구단 안팎으로부터 사퇴 압력에 시달려왔다.
지난4월24일 강원FC와의 홈 경기에서 패한 직후에는 "감독으로서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해설 여부에 대해서는 "그간 팀을 이끌어오는 과정에서 심신이 너무 피곤해졌다. 감독이든 해설가든 상당한 체력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역할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중계를 잘 할 자신이 없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차 감독은 "그간 많은 도움을 준 팬들과 구단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향후 행보를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후임 감독 물색은?
안기헌 수원 단장은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차 감독과 이틀 전에 이야기를 나눴는데 만류에도 사퇴 의사를 표명해 난감한 입장이다"며 "후임 감독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세르히오 파리아스 전 포항 감독이 차 감독의 대체자로 지목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금시초문이다. 내가 실무적으로 모르는 부분은 수원과 관련이 없다고 보면 된다. 외국인 감독이건, 내국인 감독이건 상관없이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 단장은 지난달 28일 KBS가 보도해 불거졌던 독일의 로타르 마테우스 수원 감독설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루머일 뿐"이라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