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국가대표 축구팀 홍정호·이용래. 스포츠동아DB
홍정호 UAE 공격수 마타르 봉쇄 특명
구자철·이용래 적극적 공격 가담 주문
상대 공격땐 홍정호 내려 ‘변형 스리백’
‘홍정호 카드’를 들춰보면 조광래 감독의 전략이 나온다.
한국이 11일 오후 9시45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UAE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을 치른다. 현재 B조에서 2승1무(승점 7)로 선두인 한국은 UAE를 꺾을 경우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최종예선 티켓을 사실상 거머쥐게 된다. 주축 미드필더 기성용(셀틱)이 알 수 없는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해 이번 원정 참가가 불발되자 조광래 감독은 그 자리에 중앙수비수 홍정호(제주)를 투입하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 상대 중앙공격 1차 저지
UAE는 3패로 탈락이 유력하다. 이번에 미래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젊은 선수들을 4명 보강했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부담 없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조 감독은 상대가 밀집수비를 펼치기보다 정상적인 경기를 하면서 한국의 중앙을 파고들 것으로 보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수비력이 처지는 구자철(제주)이나 윤빛가람(경남)에게 이 곳을 맡길 수 없었다. 그래서 낙점 받은 게 바로 홍정호.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조 감독은 홍정호에게 상대 공격수 이스마엘 마타르를 밀착마크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마타르는 A매치 91경기에서 26골을 넣은 UAE 간판 공격수다. 10월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과 3차전에서도 1골을 넣은 요주의 인물이다.
● 공격의 물꼬 역할 - 이용래
조 감독은 구자철을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과 이용래(수원)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두는 정삼각형 포진을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UAE 전에서는 역삼각형으로 변한다. 홍정호가 뒤로 처지는 대신 이용래가 구자철과 같은 라인으로 올라가 적극 공격에 가담한다.
지난 달 UAE와 3차전에서도 한국은 전반 내내 고전하다가 후반 들어 이용래가 공격에 적극 가담하면서 분위기를 반전했다. 이용래는 부지런히 뛰어 활동량이 좋고 짧은 전진 패스에 능하다. 구자철이 최근 100% 컨디션을 못 찾고 있어 공격 역할을 이용래에게 분담한다는 의미도 있다.
● 변형 스리백의 시발점
홍정호는 ‘변형 스리백’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상대가 공격해 올 때 홍정호가 중원에서 수비 지역으로 좀 더 내려와 이정수(알 사드), 곽태휘(울산)와 스리백을 형성하는 것이다.
사실 이 변형 스리백은 몇 차례 가동된 적이 있다. 대표적인 게 작년 10월12일 한일전(0-0 무). 이정수와 홍정호가 중앙 수비를 보고 조용형(알 라얀)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꼭짓점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많은 전문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조 감독은 홍정호가 수비력 뿐 아니라 볼을 전방으로 공급하는 능력이 미드필더 못지않게 탁월하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다시 한 번 이 전술을 꺼내들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