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를 떠나 일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 양상문,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그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가능성과 성공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스포츠동아DB
변화구에 대처하는 컨택트 능력 탁월
집중견제·용병신분의 부담 극복해야
“이대호 성공해야 후배들 길 열린다”
일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29·전 롯데)는 과연 자신의 바람대로 새로운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대호는 ‘한국 최고의 타자’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그가 일본 무대에서 성공을 거둘 것인지 아니면 좌절을 맛볼 것인지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포츠동아 양상문·이효봉 해설위원의 눈을 통해 그의 성공 가능성을 짚어보고, 성공을 위한 숙제와 함께 이대호가 성공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들어봤다.
● 이대호의 성공 가능성은?
이에 대한 예상은 전문가별로 조금 엇갈리는 게 사실. 지난해 7관왕을 달성했던 이대호가 올해 또다시 타격왕에 오르는 등 3관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오른발목 부상 등으로 작년에 비해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그만큼 성적을 거둔 것은 이대호라서 가능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지금 이대호는 일본에 진출한 시점의 이승엽, 이종범, 김태균 등과 비교했을 때 타격 기술이나 능력이 가장 낫다”며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본에 나간다면 당연히 집중 견제를 받을 것이다. 위협구를 포함한 몸쪽 볼에 흔들리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고, 포크볼로 대표되는 변화구에 속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 양 위원은 “이를 위해서는 내년 개막전까지 상대해야할 투수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준비가 있어야만 한다”고 곁들였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이승엽은 일본에 홈런을 치기 위해서 갔지만, 이대호는 다르다. 때론 홈런도 치고, 때론 안타도 칠 수 있는 힘과 정교함을 갖춘 타자”라며 “자신만의 히팅포인트가 있다는 점, 변화구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컨택트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지금 타자로서 최고의 전성기에 있다는 점 등에서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대호는 주루나 수비를 하러 일본에 가는 게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오릭스든 어느 구단이든 그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한국에서 뛸 때와 달리 용병 신분이라는 점은 어떻게 해서든지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 이대호가 성공해야만 하는 당위성은?
이 해설위원은 “이승엽은 한 때 일본 최고의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마지막 모습이 좋지 않았고, 이종범을 비롯해 이병규 김태균 이범호 등 내로라 하는 국내 타자들이 일본에 진출한 뒤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돌아왔다”면서 “이대호는 이들을 모두 넘어서는 한국 최고의 타자라는 상징성이 있다. 이대호마저 성공하지 못한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 문제가 된다”고 했다.
양 위원 역시 “이대호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후배 타자들의 일본 진출길도 열릴 수 있다”면서 “대호 자신도 이같은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고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