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SBS 극본 공모전 최우수 당선작 ‘천 원짜리 변호사’ 최수진 작가는 “KBS2 새 월화극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천 원짜리 변호사’ 기획안과 대본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밝히며 KBS와 제작사 SM C&C 및 작가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천 원짜리 변호사’는 최수진 작가가 지난해 3월 2일 SBS 극본 공모전에 제출해 최우수에 당선된 작품으로 최수진 작가는 기획안과 대본 1, 2부를 같은 해 3월 12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했다.
발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한결은 내용증명에서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천 원짜리 변호사’의 주요 장면들의 구체적인 줄거리와 대사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서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한결은 "수정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제작금지 가처분과 손해배상 소송 등 법률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우리네 삶에서 벌어지는 법정 사건을 보다 친밀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서민 의뢰인에 특화되어 있는 법조계의 이단아, 동네 변호사 조들호 역에 배우 박신양이 출연하고 강소라·류수영·박솔미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함께 해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시청률 무덤으로 불린 KBS 월화드라마의 좋지 않은 흐름을 끊어줄 작품으로도 주목 받았다. KBS는 지난해 ‘블러드’ ‘별난 며느리’ ‘발칙하게 고고’로 쓴 맛을 제대로 봤고, ‘힐러’ ‘후아유-학교2015’ ‘너를 기억해’ ‘오 마이 비너스’의 경우 화려한 출연진과 제작진 이름값에 반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KBS는 “한류 콘텐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의도로 ‘무림학교’를 론칭, 분위기를 반전시키려했지만 ‘무림학교’는 신선함을 뛰어넘는 유치한 구성으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기며 또 다시 KBS의 시청률 무덤 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무림학교’는 제작사와의 논의 끝에 애당초 20부작 편성에서 4부 줄인 16부로 종영을 확정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표절 의혹에 대해 SBS 측은 "‘천 원짜리 변호사’가 웹툰과는 설정만 유사할 뿐 전혀 다른 작품이라 판단 해 올해 편성 예정으로 드라마 제작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논란은 원작 웹툰과는 관계가 없으며 ‘천 원짜리 변호사’ 기획안과 대본을 도용한 것이 의심되는 이향희 작가 측이 해명을 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반면 KBS 측은 “1차 창작물은 웹툰이고 '천 원짜리 변호사'가 웹툰과 유사해 놀랐다. 사태추이를 지켜볼 것이며 법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라 표절 의혹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KBS가 공식적인 대응을 최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오는 3월 KBS 월화드라마를 시청률 무덤에서 꺼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