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두산이 올라왔다. 두산이 컨디션 좋은 상태에서 올라와 우리가 좀 부담되기는 하지만 해볼만한 승부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멋진 한국시리즈가 될 것이다.” 플레이오프에 앞서 SK 김성근 감독은 “정상적이라면 두산이 삼성을 4승 2패로 이길 것”이라 예언했다. 앞서 준플레이오프도 김 감독은 삼성의 완승을 점쳤다. 연거푸 족집게 예측력을 보여준 김 감독이지만 정작 자기 팀인 SK가 두산을 어떻게 이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주변에서 말하듯 SK가 쉽게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단서를 남겼을 뿐이었다. 사실 SK가 두산을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상정하고 대비한 것은 뒤집어 보자면 가장 껄끄러워 하는 팀이란 반증이기도 하다. 순전히 SK 시각에서 바라보자면 롯데를 내심 가장 선호했고, 그 다음이 삼성이었다. 객관적 전력에선 김광현-레이번-채병용-송은범의 선발진과 좌,우,잠수함을 두루 갖춘 불펜진, 다양한 득점 조합 루트와 탄탄한 내외야 수비가 가능한 SK가 모든 면에서 두산을 앞선다. 시즌 전적도 10승 8패로 SK의 우세였다. 그러나 두산은 분위기를 한번 타면 걷잡을 수 없는 팀인데다, SK보다 더 빠르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기점으로 일가를 이룬 ‘김경문 야구’는 상대의 수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는데 능란한 ‘김성근 야구’를 곤혹스럽게 만들 소지도 충분하다. SK는 24-25일 자체훈련을 실시한 뒤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 임한다. 두산이 올라오면서 1,2,6,7차전이 홈인 문학에서 개최되는 만큼 홈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생긴 부분은 SK에 호재라면 호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