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편지]알프스와사하라의차이

입력 2009-0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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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의 최고봉 몽블랑 정상에 오르려 한다면 아마 이럴 것입니다. 산은 꼭대기가 보이니 목표가 분명합니다. 목표에 도달하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길을 찾습니다. 그 길을 쉬지 않고 올라가면 됩니다. 그러나 사하라사막을 건널 요량이라면 생각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사막은 목표가 불분명합니다. 끝이 안보이기 때문이지요. 오늘의 목적지까지 도달했는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모래바람이 지형을 바꾸기 때문에 어디가 어딘지 헷갈립니다. 사막을 가장 빨리 건너고 싶으면 가운데로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합니다. 산은 속전속결입니다. 한가롭게 올라온 길을 반추할 여유가 없습니다. 철저히 상황을 예측해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막은 상황이 늘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예측한다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때그때 자신을 변화시킬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러자니 서두를게 없습니다. 오아시스나 그늘을 만나면 무조건 쉽니다. 물가에 앉아서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여정을 짚어봅니다. 급하게 마음 먹으면 사막 한가운데서 후회할 일이 생깁니다. 알프스에선 지도가 필요하지만 사하라에선 나침반이 중요합니다. 방향감각이 생명입니다. 등산가들은 산행을 하며 인생을 생각한다지요. 낙타를 타고 사막을 떠도는 캐러밴들은 별을 보며 천국을 그리워합니다. 지금 우리는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산을 오르고 있는 건가요, 아니면 타는 목마름으로 사막을 걷고 있는 것일까요? 난세엔 상황판단에 시간을 들이는 게 상책입니다. 글쓴이 : 이규창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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