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이름 석자 빼곤 다 바꿨다”

입력 2010-01-12 1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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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이 용인 수지의 피트니스 센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한창이다. 동계 시즌에 접어들면서 매일 1시간 이상의 훈련을 통해 탄탄한 근육질 몸매로 거듭나는 중이다. 여자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변화지만 그녀는 프로다. 지금 흘린 땀을 우승으로 보상받겠다는 각오다. 용인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KLPGA상금여왕 꿈꾸는 김하늘 달라진 훈련법 들여다보기
1.스윙법 교정과 효과… ‘인사이드-아웃’으로 수정, 탄도 높아지고 거리 늘어
2.운동법 교정과 효과…매일 90분 웨이트트레이닝, OB 주범인 ‘저질하체’ 탈출
3.그 외 달라진것들은…스윙코치·후원사·클럽 교체
“올해 목표는 상금여왕입니다.”

김하늘(22)이 새해부터 이를 악 물었다. 김하늘에게 2009년은 반성의 시간이다. 2008년 3승으로 당당히 국내 여자골프의 인기스타가 됐지만 지난해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시즌이 끝나고 남들은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도 김하늘은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리며 시즌이 개막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11일 경기도 용인 수지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땀으로 뒤범벅이 된 김하늘을 만났다.

“살 좀 빠진 것 같아요.” “아니에요. 허벅지가 장난 아니에요. 근육이 생겨서 부츠가 안 들어갈 정도에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자신의 몸매에 김하늘은 울상이다. 여자의 몸이 아니라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얼핏 보기에도 탄탄해보였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질 몸매로 탈바꿈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떠올렸다.

“매일 1시간 30분씩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여간 힘든 게 아니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내 자신을 보면 만족스럽다.”

2010년 김하늘은 모든 게 변했다. 먼저 새로운 스윙코치를 영입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PGA 마스터 프로 자격을 획득한 나경우(42) 씨로부터 스윙교정을 받고 있다. 마음이 잘 맞는 게 예감이 좋다.

지난해 김하늘은 고질병에 시달렸다. 잘 나가다가도 난데없이 터지는 ‘OB’ 때문에 우승문턱을 넘지 못했다. 약한 하체 때문이다.

사실 김하늘에게는 남모를 고민이 있다.

다리가 아파서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다행히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하체가 튼튼해지고 있다.

스윙도 바꿨다. ‘아웃사이드-인’이었던 스윙에서 ‘인사이드-아웃’의 궤도로 바꿨다. 몸에 밴 스윙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 모험이다.

스윙 교정은 성과가 좋다. 페이드였던 구질은 높은 탄도의 훅으로 변했다. 그린이 좁고 평탄하지 않은 국내 코스에서는 높은 탄도가 유리하다.

거리도 늘었다. 후원사와 클럽도 모두 바뀌었다. 작년까지는 엘로드 소속이었지만 올해부터 비씨카드로 옮겼다. 클럽도 핑으로 교체했다.

두둑한 계약금까지 챙겨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 회복이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자신감마저 잃어갔지만 올 겨울 동안 자신감을 되찾았다.

김하늘의 뒤에 아시아의 홈런왕 이승엽(요미우리)이 있었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후 많은 조언을 들었다. 아시아 최고의 홈런타자가 들려준 성공비결은 갓 신인티를 벗은 김하늘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됐다.

김하늘은 “마음이 든든하다. 승엽 오빠에게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스윙 교정도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어 느낌이 좋다. 올해는 작년과 다를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김하늘은 마음이 가볍다. 예년 같았으면 몇 승을 하겠다는 목표를 잡았을 텐데 올해는 각오부터가 다르다.

“지난해의 부진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쓴 약이 됐다. 올해는 목표를 크게 세웠다. 2010년엔 꼭 상금여왕을 차지하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용인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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