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스타이름’의비밀] “내 이름은 의리표…매니저 이름이에요”

입력 2010-0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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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은 정용준이라는 본명 대신 무명시절 함께했던 매니저의 이름에서 자신의 예명을 만들었다. 사진제공 | 하퍼스 바자 코리아

장혁은 정용준이라는 본명 대신 무명시절 함께했던 매니저의 이름에서 자신의 예명을 만들었다. 사진제공 | 하퍼스 바자 코리아

장혁!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단지 정용준이었다.
그의 예명을 매니저의 이름인 장혁으로 바꿨을 때…

그는 대중에게 다가가 스타가 되었다.

■ 스타 이름의 비밀

인기 그룹 슈퍼주니어의 원래 이름은 슈퍼주니어가 아니었다. 만약 그들이 원래 이름을 그대로 썼다면 콘서트나 공개 음악 방송에서 팬들이 “슈주짱!”이라고 외치는 구호도 바뀌었을 것이다.

스타의 이름이 브랜드가 되고 그 브랜드가 문화 산업의 중요한 상품이 되는 세상이다. 자연 데뷔를 앞둔 신인의 이름 짓기는 손 귀한 집의 삼대독자 작명 못지않게 심혈을 쏟는다. 그러다 보니 연예계 스타들마다 이름에 얽힌 사연들도 가지각색이다.

작명가들은 이름으로 운명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하는 운명을 받고 싶다는 일념으로 고심 끝에 탄생한 스타들의 이름을 유형별로 분석했다.





○느낌파

녹음때마다 비가 주륵…“비가 딱!”

슈퍼주니어가 데뷔할 때 원래 쓰려고 했던 이름은 그냥 ‘주니어’였다. 슈퍼주니어란 이름은 소속사의 워크숍 때 탄생했다. 이 날 주니어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을 비롯한 직원들 앞에서 공연을 했다. 신인답지않은 화려한 무대를 본 이수만 회장이 “너희들은 그냥 주니어가 아니다. 정말 대단한 ‘슈퍼’ 주니어야”라고 말해 팀 이름이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본명이 정지훈인 비(사진)의 예명은 당시 제작자인 박진영이 녹음을 하는 날마다 비가 많이 내렸다는 이유로, 가수 세븐은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이사와 밥을 먹다가 우연히 깍두기가 7개인 것을 보고 지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작명소파
정가은 “사주 넣고 지었어요”


‘8등신 송혜교’란 애칭에서 이제는 ‘포스트 현영’으로 각광받고 있는 정가은(사진)의 본명은 백성향. 그녀는 작명소에서 현재의 예명을 지었다. “작명소에 가서 제 사주를 넣으니 맞는 이름을 뽑아주시더라고요. 정가은 이라는 이름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해서 고민하지 않고 정했는데 행운이 찾아왔어요.”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유인나의 이름은 본명이다. 작명가였던 외할아버지가 특별한 사람이 되라고 지어준 이름이다. 유인나는 어린 시절에는 조금 특이한 자신의 이름이 싫었다고 한다.

“친 구들이 장난삼아 ‘인나(일어나), 안인나(안일어나)?’라고 놀려댈 때마다 마음 고생을 했어요.” 그러나 그녀는 “지금은 독특한이름 덕분에 많은 분들이 빨리 이름을 기억해 주시는 것 같아 외할아버지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별명파
브아걸 미료 “‘조미료’가 미료 됐죠”


티아라의 큐리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의 미료(사진)는 친구들이 부르던 별명이 그대로 예명이 됐다. 본명이 이지현인 큐리는 친구들이 예쁘고 귀엽다는 뜻의 ‘큐트(cute)’와 ‘프리티(pretty)’를 합성해 큐리라고 불렀는데, 이후 티아라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예명으로 쓰기 시작했다. 브아걸의 미료도 본명은 조미혜. 친구들이 그녀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조미료’라는 별명으로 불렀고, 결국 그룹 활동을 하면서 조미료의 첫 자를 뺀 미료로 활동하게 됐다.



○매니저파
주진모 “매니저 이름 달았어요”


주진모. 스포츠동아DBKBS 2TV 드라마 ‘추노’로 ‘짐승남’ 대열에 오른 장혁과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주진모. 두 사람 예명은 다름 아닌 매니저들의 이름이 원전이다. 장혁은 정용준, 주진모는 박진태가 본명이지만 무명의 신인 시절 동고동락한 매니저들의 이름을 따 데뷔하게 됐다. 장혁의 측근은 “데뷔 전 정용준이라는 이름이 너무 평범한 것 같아 많이 고민했다. 당시 매니저와의 우정이 돈독해 나중에 스타가 돼서도 변치 말자는 다짐으로 그 이름을 그대로 예명으로 짓게 됐다”고 전했다.



○매니저파
김남길 “뭐니뭐니해도 내 본명이 최고”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담으로 스타덤에 오른 김남길(사진)은 다른 연예인과는 반대로 데뷔 초 이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다 다시 본명을 쓰게 된 경우다. 김남길 측은 “데뷔 초 활동이 많지 않아 고민할 때 한 지인이 이한이란 이름은 뭔가 강한 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본명이 더 대성할 이름이라고 조언해 예명을 바꾸게 됐다”는 사연을 전했다. 지난 해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로 사랑 받은 이민호 역시 이민으로 활동하다 주변의 권유로 다시 본명을 쓰면서 더 많은 인기를 얻게 됐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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