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동주. [스포츠동아 DB]
타격스승 송코치 1군 복귀 든든
주장완장 반납 ‘마음의 짐’ 훌훌
“송재박 (타격)코치님이 ‘만약 네가 못 해내면 내가 옷을 벗겠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코치님이 그러시는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요.”주장완장 반납 ‘마음의 짐’ 훌훌
일본 미야자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두산 김동주(34·사진)가 올 시즌 목표를 ‘3할-30홈런-100타점’으로 잡았다. 그는 이미 2000년에 타율 0.339, 31홈런, 106타점을 올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타자의 반열에 올랐지만 10년 만에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록에 도전할 뜻을 드러냈다.
김동주가 이번 시즌 활약을 자신할 수 있는 이유는 2가지다. 2년간 맡아왔던 주장 완장을 뗐다는 것. 그리고 송 코치의 1군 복귀다.
김동주는 이번 시즌 주장 자리를 손시헌에게 내줬다. 아쉬울 법도 한데 오히려 “주장일 때는 야구 외적으로 고민하는 게 많았다. 올해는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고 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물론 최고참 선수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심적 부담감은 많이 줄었다.
프로 입단 당시 타격을 가르쳤던 송 코치도 김동주에게는 든든한 지원군.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출루나 타율에 더 신경을 썼는데 코치님이 올해 홈런을 많이 치라고 주문하셨다”며 “그게 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셨는데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코치님이기 때문에 모든 걸 맡겼고 예전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주는 프로 데뷔 후 9시즌이나 타율 3할을 기록한 대타자다. 데뷔 해와 부상을 당한 2006년을 빼면 단 1년만 2할대(0.286·2004년)였고,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올해 캠프에서 잡은 훈련 포인트는 장타력. 기록이나 타이틀을 따기 위함이 아니다. 주축타자로서 팀이 우승을 하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였다. 타석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상대팀이 위축되는 두목곰, 그러나 김동주의 사전에는 ‘만족’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미야자키(일본)|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