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한국시간) 휘슬러 올림픽 파크에서 벌어진 바이애슬론 여자 15km 개인전.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이 종목은 동계올림픽에서도 유난히 힘든‘3D’종목으로 통한다.
더욱이 빙상과 피겨에 집중된 한국 동계스포츠의 현실에 비춰보면 우리로선 무척이나 생경한 종목이다. 실제로 이 종목에 유일한 한국대표로 출전한 문지희(22·전남체육회)는 이날 48분53초9로 87명의 전체 출전자 중 73위에 그쳤다.
그러나 체격조건이 좋은 유럽권 선수들에게는 메달밭이 따로 없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금·은·동의 영광은 토라 베르거(40분52초8·노르웨이), 엘레나 크루스탈레바(41분13초5·카자흐스탄), 다리아 돔라체바(41분21초0·벨라루스) 등 유럽의 철녀들에게 돌아갔다.
특히 베르거와 돔라체바는 흥미로운 사연을 곁들여 메달의 의미를 더했다.
‘설원 위의 최고 철녀’로 새롭게 등극한 베르거는 조국 노르웨이에 동계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으로 기록됐다. 우승 직후 펑펑 울어 눈길을 끈 베르거는 “내 생애 가장 행복한 눈물”이라며 감격해했다.
돔라체바의 동메달은 ‘신통한’ 꿈의 적중으로 화제를 모았다. 돔라체바는 “경기 전날 친구에게서 이메일을 한통 받았는데 그 친구의 꿈에 ‘내가 동메달을 땄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꿈이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