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명장면 베스트 10] 규혁이 노메달에 울고…태범이 막춤에 웃고

입력 2010-03-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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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올림픽은 최다 메달, 최고 순위, 최대 감동이었다. 남긴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결산을 하자니 한도 끝도 없을 듯싶다. 올림픽을 가장 압축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다 베스트 사진 10가지를 떠올려봤다.


□1 성시백 어머니, “호석아, 너도 내 아들이야”

14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한국은 금·은·동을 싹쓸이할 수 있었지만 이호석-성시백의 충돌로 날아갔다. 빌미를 남긴 이호석은 성시백의 어머니를 찾아가 사과했는데, 오히려 따뜻한 위로의 포옹을 받았다.


□2 모태범의 막춤 세리머니

16일 빙속 남자500m에서 무명 모태범은 깜짝 금메달 확정 직후 수박 모자를 쓰고 빙판에서 막춤을 췄다. “아무도 나를 몰라서 오기가 생겼다”라는 소감까지 화제가 됐다.


□3 상화의 눈물

17일 빙속 여자 500m에서 이상화가 금메달을 딴 뒤 눈물을 흘렸다. 이상화는 모태범과 ‘절친’으로 확인돼 열애설까지 났다.


□4 이규혁의 마지막 레이스

18일 빙속 남자 1000m에서 이규혁은 혼신의 레이스 직후 빙판에 쓰러졌다. 5번의 올림픽 도전, 끝내 노 메달. “안될 걸 알면서 도전하느라 슬펐다”던 고백은 울림을 더했다.


□5 승훈의 가마

24일 빙속 남자 1만m에서 이승훈은 3번째 출전만에 올림픽 금메달이란 기적을 써냈다. 은·동메달 선수들이 이승훈을 가마 태워준 시상대 풍경은 올림픽 정신을 일깨워줬다.


□6 여왕님의 코웃음

24일 피겨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사다 마오(일본)가 트리플 악셀을 성공, 시즌 베스트 점수를 기록하자 바로 다음 순서였던 김연아는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보란 듯이 쇼트 사상 최고점수 연기를 펼쳤다.


□7 여자 쇼트트랙, 태극기의 슬픔

25일 쇼트트랙 계주 3000m 레이스를 한국은 1위로 끝냈다. 그러나 이 종목 올림픽 5연패의 환호도 잠시, 8년 전 올림픽에서 김동성의 금을 앗아갔던 호주인 주심은 한국의 실격을 선언했다. 기쁨의 눈물은 통한의 피눈물로 바뀌었고, 펄럭이던 태극기는 땅을 향했다.


□8 여왕 폐하 만세!

26일 피겨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역사상 최초로 150점을 정복했다. 연기가 끝나는 순간, 눈물이 흘렀고 그 순간 금메달의 주인은 가려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9 또 쓰러진 시백

27일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성시백은 마지막 코너를 남겨두기까지 1위였다. 그러나 이정수와 충돌해 쓰러진 바로 그 지점에서 또 넘어졌다. 성시백의 어머니는 눈물을 터뜨렸지만 오노(미국)의 실격으로 성시백은 첫 올림픽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10 곽윤기의 시건방춤

27일 쇼트트랙 남자 계주 5000m에서 대표팀은 캐나다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마지막 스퍼트로 4위였던 대표팀을 2위까지 끌어올린 곽윤기는 시상대에서 시건방춤을 추는 파격을 선보였다. 은메달을 따고도 보여준 대표팀의 밝은 세리머니 퍼레이드는 신세대의 새로운 코드를 각인시켜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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