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오빠’ 이상민 눈물의 은퇴 회견…“미련없이” 그러나 눈가엔 눈물이…

입력 2010-04-23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은퇴 소감은 담담했지만 얼굴에 묻어나는 아쉬움을 감추기 어려웠다. ‘영원한 오빠’ 이상민(삼성)이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도자로 새출발” 작별인사
신변 정리후 미국으로 연수
팬들“가지 마요” 울음 바다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클럽. 이미 70여명의 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오빠’의 은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그녀들은 흐느끼고 있었다. 삼성 조승연 단장이 마이크를 잡자, 팬들은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도록) 놓아 달라”, “계약기간이 1년 남지 않았느냐”며 절규했다. 조 단장은 “무조건 미안하다”고 달랬지만 팬들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상민(38·서울삼성)은 “운동을 하면서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만은 아쉬움을 다 감추기 어려웠다.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특히 “삼성에 와서 우승을 하지 못하고 은퇴하게 됐다”며 마음 한 편의 짐을 남겼다. 고질적인 허리부상이 선수생활을 마감한 결정적인 계기였음도 털어놓았다. “작년부터 이미 허리가 안 좋아 팀에 보탬이 못된다면 미련 없이 떠나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은퇴 소감은 담담했지만 얼굴에 묻어나는 아쉬움을 감추기 어려웠다. ‘영원한 오빠’ 이상민(삼성)이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입술을 깨물며 작별을 고하는 이상민의 모습에 은퇴를 반대하러 찾아온 70여 명의 팬들은 눈물부터 흘렸다.


이제 지도자로 새 출발하는 이상민은 신변을 정리한 뒤 조만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다. “영어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며 어학을 먼저 공부한 뒤, 선진농구를 배울 예정이다. 30년 가까운 농구인생. 이상민은 “많은 감독님들께 배웠기 때문에 나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 ‘만수’는 아니더라도 ‘백수’를 내는 감독이 되겠다”며 당찬 포부도 밝혔다. 공식기자회견이 끝난 뒤. 아직도 팬들은 회견장 밖에서 아우성이었다. 이상민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사람 많이 울릴 관상이라더니 진짜인가 보다”며 씁쓸한 농담을 던졌다. “은퇴 소식을 듣고 어제(21일) 서장훈과 통화했는데 ‘마치 내가 은퇴한 것 같다’고 하더라”는 말도 전했다. 삼성은 “이상민의 이름에 걸맞는 은퇴식과 은퇴경기, 영구결번 등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