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심판들은 올 시즌 엄격한 판정을 공언했다.
특히 팔꿈치 가격, 돌파당한 후 반칙, 경기 고의지연 등에 대해서는 과감히 카드를 뽑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실제로 예년에 비해 카드가 부쩍 늘었다. 그러나 최근 심판판정은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8일 성남-경남 전 종료직전 나온 페널티킥 판정이 도화선이었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기다렸다는 듯 “심판이 너무 자주 카드를 내민다” “심판이 권위를 악용하고 있다”는 반론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시즌 전 재미있는 축구에 일조할 거라 기대됐던 공격적인 판정이 중반도 채 지나지 않아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그런 측면에서 25일 경남-서울 전 판정은 되짚어볼만하다.
이날 주심은 깊숙한 태클로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서울 하대성이 잠시 후 뒤에서 유니폼을 잡아당기자 다시 옐로카드를 꺼냈다. 하대성이 잘못했다며 읍소했지만 최광보 주심은 가차 없이 레드카드가 나왔다.
종료 직전에는 서울 김진규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그라운드 안에 굴러 들어온 풍선을 거칠게 걷어차 1차 경고를 받은 뒤 돌아서서 심판이 돌았다는 뜻으로 손가락을 돌려 다시 옐로카드로 두 번째 퇴장을 당했다.
둘 모두 적절한 판정이었다.
K리그가 다른 리그에 비해 퇴장, 경고 횟수가 적어 판정이 약하다는 인상을 주고 특히 퇴장을 줘야 할 장면에서 과감하지 못했다는 건 다수 축구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올 시즌 이를 바꾸겠다는 심판들의 노력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오심을 최소화하는 것은 심판들의 몫이다. 최근 반대 여론 때문에 초반 공언했던 과감한 판정이 사라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게 궁극적으로 K리그가 사는 길이다.
창원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