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SK가 화제였다. 15연승 고속 질주. 그 사이 8위 한화는 7연패 늪에 빠졌다. ‘부익부 빈익빈’이다. 이쯤 해서 섣부른 예상 하나. 넥센과 삼성 중 한 팀이 이번 주 안에 SK의 연승을 끝낸다면, 다음주 ‘위클리 게임’은 고민할 필요가 없겠다.
○게임=삼성-한화전(2일·대전구장)
삼성이 5-3으로 앞선 6회말 2사 1·3루. 삼성이 좌투수 백정현을 올리자, 한화는 우타자 정현석을 대타로 냈다. 그리고 정현석의 데뷔 첫 홈런이 터졌다. 삼성 오정복이 8회초 동점 솔로 아치를 그리지 않았다면, 팀의 6연패를 끊는 역전 결승포가 될 수도 있었다.
연장 10회초 2사 1루. 또다시 등장한 오정복이 한화 마무리 데폴라를 무너뜨리는 극적인 결승 2점 홈런을 쳐냈다. 깜짝 스타를 맞이한 삼성에게는 명승부, 히든카드에 당한 한화에게는 비극이었다.
○플레이어=SK 박경완
사상 첫 포수 300홈런의 위업.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포수 박경완은 30일 문학 SK전에서 통산 300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 다음날 301호까지 추가했다. SK의 철벽 마운드를 지휘하는 안방마님의 역사적인 발걸음. 박경완은 이제 인천과 한국 야구의 자랑거리다.
○홈런=SK 조동화(2일·문학 LG전)
지난해까지 정규 시즌 통산 홈런 2개. 그런데 지난 주말에만 2개를 더했다. 그 중 가장 빛난 홈런은 단연 4호포. 5-5로 맞선 9회말 2사 후. 조동화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솔로포였다.
○수비=KIA 안치홍(4월29일·광주 SK전)
0-2로 뒤진 5회초. SK 박재상의 타구가 투수 옆을 빠르게 지났다. 99% 중전 안타성 타구. 그런데 어디선가 KIA 2루수 안치홍이 나타났다. 2루 뒤쪽까지 전력 질주해 타구를 잡아낸 뒤 몸을 틀며 정확한 점핑 스로로 발 빠른 좌타자 박재상을 아웃시켰다. 1%의 가능성을 살려낸 그림 같은 수비.
○해프닝=타구 맞아 아웃된 박한이(4월29일·잠실구장)
한화 송광민의 ‘자폭’이 엊그제 같은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이번엔 삼성 박한이가 장본인. 3회초 1사 후 2루에 있던 박한이는 다음 타자 조동찬이 타격하자마자 3루 쪽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유격수 쪽 땅볼. 황급히 2루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타구는 박한이의 다리 쪽으로 튀어 올랐다. 줄넘기 하듯 펄쩍 뛰며 피해봐도 소용없는 상황. 선동열 감독은 어이없어 웃고, 박한이는 머쓱해서 웃었다.
○빅마우스=SK 박재상
“올라가는 2할3푼 타자가 내려가는 3할3푼 타자보다 무서운 겁니다.” (SK 박재상. 저조한 타율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스포츠동아 스포츠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