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조범현 감독은 14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우리가 전력은 약한 대신 히든카드는 많다”고 농담했다. 수술로 재활 중인 한기주가 빨라야 내년 시즌 초에나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하던 중이었다. 한기주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았던 마무리 유동훈 얘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최근 돌아온 이대진과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신용운까지 거론되니 조 감독의 이런 반응이 당연해 보였다.
그리고 또 한 명. 박기남(사진)이 있다. 지난해 홈런왕 김상현과 묶어 LG에서 데려온 선수. 김상현의 전반기 출전이 불가능해진 요즘, 공수에서 쏠쏠하게 활약하고 있다. 특히 이날은 0-1로 끌려가던 5회초 1사 1루에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시즌 첫 승을 노리던 한화 선발 카페얀의 기를 완전히 꺾어 버렸다. KIA가 묻어 둔 또 하나의 히든카드였던 셈. 게다가 지난해의 히든카드였던 마무리 유동훈은 2점 앞선 9회말 1이닝을 삼진 3개로 가볍게 요리하면서 변함없는 위력을 떨쳤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KIA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