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최적구도는 이럴 때 쓰는 말 같다. SK 김광현-한화 류현진의 선발 맞대결 여부를 두고 모두가 SK 김성근 감독(사진)의 입만 쳐다보는 현실을 즐긴다고 하면 과장일까. 정보보안을 절대중시하는 김 감독은 예상대로 김광현의 선발 등판날짜에 관해 확답을 주지 않았다.
19일 넥센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붙는 것이 제일 좋다”고 예봉을 피해갔다. “SK 감독 말은 믿지 말라”는 말도 했다. 심지어 19일 불펜 피칭도 김광현-카도쿠라-엄정욱 셋을 동시에 시켜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김 감독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피해갔다.
그러나 “오늘도 (비와서) 안했으면 가능성 있었다”, “류현진이 최고 좋을 땐 조심해야 된다”, “(승산이 불투명한 경기에 넣기엔) 김광현이 아깝다”라는 말에 미뤄 맞대결을 달가워하지 않는 심산은 포착된다. 김 감독은 “어떻게 1승을 하느냐를 고민해야 된다”란 말속에서 도박성 흥행보다 안정 운용을 선호하는 평소 철학을 강조했다. 김광현이 류현진을 이기든 누굴 이기든 어차피 똑같은 1승이니까 확률 높은 쪽으로 간다는 개념이다.
당사자 김광현도 “미리 말하면 재미없다. 23일엔 비가 온다더라”며 자못 의연하게 반응했다. 단 “4경기 계속 못 던져봐요”란 말로 부담감을 자인했다. 한편 이미 류현진의 23일 선발을 못박아놓은 한화 한대화 감독은 “김성근 감독 좀 헷갈리게 하려고 그랬다. 나중에 내가 피했다고 욕할까봐 겁나서 그랬다”고 먼저 ‘한방’ 먹인 이유를 밝히며 23일 선발을 재확인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