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강동우에 안타까운 첫 안타
김 빠진 박명환 3실점 3승 위안
10일 잠실 한화-LG전 7회초. 한화 선두타자 강동우의 타구가 잠실구장 외야 좌중간을 꿰뚫었다. LG가 6-0으로 넉넉하게 앞선 상황에서 터진 한화의 첫 2루타. 하지만 1루쪽 LG 관중석에서는 역전 끝내기 안타라도 맞은 듯 한숨이 터져 나왔다. LG 선발투수 박명환(33)이 19타자만에 처음으로 내준 안타이자 누상에 내보낸 첫 주자였기 때문이다.
박명환은 6회까지 경기를 지배했다. 아웃카운트 18개를 잡는 동안 단 한명의 한화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1회부터 6회까지 공 59개만 던지면서 모두 3자범퇴. 탈삼진 4개까지 곁들였다. 최고 144km를 찍은 직구보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최고 134km)를 더 많이 던지면서 능수능란하게 한화 타자들을 요리해 나갔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던 퍼펙트게임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때마침 문학구장에서는 SK 김광현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펼치고 있었다. 박명환과 김광현이 나란히 목표를 달성한다면 같은 날 퍼펙트게임과 노히트노런이 동시에 나오는 역사적인 광경까지 목격할 수 있는 상황.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도 없는 진기록이라 야구계의 기대는 더 커져만 갔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강동우의 큼지막한 안타가 터진 것이다.
허탈한 기색이 역력한 박명환은 이어진 땅볼 2개로 결국 강동우를 홈까지 불러들였다. 또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선두타자 장성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전현태에게 예상치 못한 2점 홈런을 허용했다.
7이닝 2안타 1볼넷 3실점 승리. 대기록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속설을 실감케 한 밤이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