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서는 항상 이변이 존재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전에서 세네갈이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은 4강 진출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06년 때는 조별리그에서는 이변은 없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16강전에서 스위스를 누르고 8강까지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가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아직까지 ‘이변’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경기는 나오지 않았다. E조의 일본이 아프리카의 강호 카메룬을 누른 것이 지금까지는 최고의 이슈가 될만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이변’으로 보기엔 임팩트가 약하다.
17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에서 열리는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에서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만으로 평가하면 당연히 아르헨티나가 한국을 상대로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좋은 내용으로 승리하면서 이 경기에 대한 전망이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기량이 뛰어난 아르헨티나가 조직력으로 좋은 모습을 드러낸 한국을 꺾을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지 언론뿐 아니라 외국 팬들도 “한국-아르헨티나전이 매우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 같다”고 예상하고 있다.
태극호는 홈에서 열린 2002년을 제외하면 월드컵 무대에서 이변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프랑스와 1-1로 비긴 것이 가장 이변에 가까운 경기다. 쉽지 않겠지만 한국이 이번에 아르헨티나를 꺾는다면 이번 대회 뿐 아니라 한국축구의 원정 월드컵 사상 최고의 경기가 될 것이다.
또 지금까지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졌던 한국팀 베이스캠프는 취재진으로 가득 찰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창 유행했던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태극전사들의 반란이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를 뒤집어 놓길 기대해본다.
프리토리아(남아공)|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