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없는 편지] 미모의 응원녀 누구? 박한이 탤런트 아내 조명진

입력 2010-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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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탤런트 조명진이 남편 박한이에게

당신 FA도 안풀리고 아이까지 유산
그땐 둘이 부둥켜안고 많이 울었지
하지만 듬직한 남편이 있어 난 기뻐

4개월 된 우리 아기를 다들 복덩이래
“아기도 뱃속에서 응원하잖아, 꼭 힘내”


삼성 박한이(31)의 맹활약을 눈앞에서 지켜본 아내 조명진(31) 씨는 “정말 좋다”라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 했다. 유독 많은 시련을 함께 겪었기에 더욱 남달랐던 감격.

박한이는 지난해 말 결혼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지만 불러주는 팀이 없어 마음고생을 했다. 또 시즌 중반에는 조 씨가 첫 아이를 유산하는 아픔까지 겪었다.

하지만 이제는 웃을 일만 남았다. 남편은 올해 다시 3할 타자로 돌아왔고, 아내는 새 생명을 잉태한지 4개월 째에 접어든다. 조 씨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자상하고 귀여운 남편이다. 정말 자랑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여보, 정말 최고였어. 1차전의 역전 결승 3점포가 터지는 순간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당신은 알까. 합숙훈련 한다고 집을 나서기 전에 “감이 정말 좋다”고 호언장담 했잖아. 당신이 타석에 들어서는데, 나도 왠지 좋은 예감이 들었어. 당신의 약속대로 ‘내가 박한이다’라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 통쾌해.

언제나 “내 인생에 1번은 야구, 2번이 너”라고 말하던 당신. 한 때는 “왜 내가 0순위가 아니냐”고 투정도 부렸지만, 지금은 당신이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이런 게 행복이라는 걸 느껴.

사실 지난 겨울, 우리 많이 힘들었잖아. 둘이 부둥켜 안고 울기도 하고. FA 계약도 잘 안 풀리고 집안일까지 겹쳐 이래저래 힘들어 하면서도, 내색을 안 하려고 하는 당신 모습이 더 가슴 아팠어.

그 때를 생각하니 지금도 눈물이 날 것 같네. 하지만 난 자기의 한 마디를 굳게 믿었어. “난 어디서든 잘할 수 있을 거야. 내가 너 안 굶길테니 걱정하지 마.”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 우리 둘만 있으면 어떤 일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여보, 첫 아이가 11주 만에 유산됐을 때가 생각나.

그 사실을 알고 나서도 당신 경기에 지장을 줄까봐 차마 곧바로 얘기하지 못했잖아. 아무렇지도 않은 척, 평소와 다름없이 전화를 끊고 나서 내가 얼마나 울었던지…. 나중에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달려내려온 당신을 붙잡고 펑펑 눈물을 쏟으면서도, 그리고 힘들어 하다 타율이 점점 떨어지는 당신을 바라보면서도, 난 괴롭고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랐어.

하지만 여보, 난 당신의 아내라는 게 참 기뻐. 프로야구 선수의 아내로 사는 게 외롭고 힘들다가도, 늘 자상하고 따뜻한 당신을 생각하면 금세 마음이 편해져. 세상에 내 편이 있구나, 내 신랑이 최고다, 늘 그런 마음이야.

여보, 이제 우리에게 다시 소중한 새 아이가 생겼잖아. 임신 사실을 알고 뛸 듯이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해.

당신이 1차전에서 홈런을 치고 나니까, 주변에서 다들 “아기가 복덩이인 것 같다”고 축하해 주더라. 우리 아기가 뱃속에서도 아빠에게 힘을 주나봐. 당신도 “아이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겠다”던 약속을 잊지 말아줘.

난 언제나처럼 야구가 시작되는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을게. 여보, 내가 여기 있잖아. 언제나 힘내. 그리고 사랑해.

정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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