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독려하다 V순간 핑
“뇌실 부어 두통·어지럼증”19일 SK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순간 이만수 수석코치는 대구구장에 없었다. 공식 시상식에 앞서 정만원 구단주 대행이 김성근 감독과 이 코치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려 했지만 구단 직원들이 아무리 찾아도 이 코치는 없었다.
19일 4차전을 앞두고 이 코치는 평소보다 훨씬 활발한 모습이었다. 이 코치는 선수단을 총괄하는 수석코치의 역할에 충실해야한다는 소신에 따라 경기 전 취재진과 대화도 자제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 이 코치는 “잠실로 가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루하루 알 수 없는 게 야구 아닌가? 오늘 무조건 끝났으면 좋겠다”. “우승 후 여장 세리머니? 그건 ‘무릎팍 도사’ 강호동이 일방적으로 약속한 거다. 선수들 박수 쳐줄 거다”는 등 덕아웃에 오랜 시간 머물며 취재진을 상대했다.
그러나 우승을 확정한 직후 끝까지 덕아웃을 지키던 이 코치는 그라운드로 뛰어나가는 선수들과 반대로 라커로 들어갔다. 김성근 감독과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환호하고 있을 때 이 코치는 라커 간이침대에 누워있었다. 구단직원이 우승기념 모자와 티셔츠를 건넸지만 무거운 표정으로 트레이너와 함께 우익수 쪽 출구를 통해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몸에 이상증상을 느낀 이 코치는 곧장 경북대 병원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았다. 병실에서 밤을 보낸 이 코치는 20일 서울로 이동, 김성근 감독의 소개로 서울삼성병원에 입원했다.
감기몸살, 혈관질환 등의 보도가 이어졌지만 뇌실(뇌 속에 액체가 차 있는 빈 공간)이 부어있어 두통과 어지럼증을 느끼는 상태다.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는 증세이며 의료진은 “3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정상을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