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론 두번째 23년만
‘괴물’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가 한국 남자골프의 새 이정표를 썼다. 한국선수로는 처음 일본 프로골프(JGTO) 투어 상금왕이 됐다. 김경태는 5일 일본 도쿄 요미우리 골프장(파70·7016야드)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JT컵(총상금 1억3000만엔) 마지막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이케다 유타(일본)와 공동 5위에 올랐다.
우승은 놓쳤지만 시즌 상금 1억8110 만엔으로 일본 최고의 골프스타 이시카와 료(1억5146만엔)의 도전을 뿌리치고 상금왕 등극에 성공했다.
일본 투어에서 외국인이 상금왕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1987년 일본계 미국인 데이비드 이시이 이후 23년 만이다.
김경태는 주니어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유망주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골프 2관왕에 올랐다.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시드선발전에 나서지 못해 대기자 신분으로 시작한 프로생활이지만 데뷔전부터 일을 냈다. 토마토저축은행에서 선배 최광수를 상대로 역전승하며 KPGA 역사상 첫 데뷔전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어진 매경오픈에서도 중국의 량웬총과 접전 끝에 우승해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삼능애플시티오픈까지 데뷔 첫해 3승을 따낸 김경태는 상금과 대상, 신인상 등 5관왕에 오르면서 남자골프 1인자로 등극했다. ‘괴물’이라는 별명도 이때부터 따라다녔다. 2008년부터 조건부 시드를 받고 시작한 일본투어는 3년 만에 꽃을 피웠다. 첫해 우승 없이 상금랭킹 49위의 평범한 성적에 그쳤지만, 2년째인 2009년 준우승 4회를 기록하면서 상금순위 9위로 수직상승했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올해 5월 다이아몬드 컵에서 일본 첫 승을 신고했고, 10월 일본오픈에서는 1972년 한장상(69) 이후 38년 만에 우승해 열도를 뒤집어 놨다. 마이나비 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면서 올해만 3승을 기록했다.
김경태의 상금왕 등극으로 지난 주 끝난 일본 여자골프에서 안선주(23)의 사상 첫 상금여왕에 이어 일본 남녀골프를 모두 석권하는 대업을 완성했다.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