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1000명을 홈으로 불러들인 사나이

입력 2011-04-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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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6번째 개인통산 1000타점 고지
베어스 유니폼만 입고 달성해 뜻깊어
“동료에 감사…최다 타점도 도전할 것”
1998년 4월11일. 이제는 프로야구 역사 속으로 사라진 팀명인 OB-해태는 광주에서 개막전을 펼쳤다.

OB의 선발4번 타자는 괴물신인 김동주(35·두산)였다. 당시 5회 강태원에게 좌월 2점 홈런, 7회 최상덕에게 좌월 3점 홈런을 때린 김동주는 사상 최초로 데뷔전에서 연타석 아치를 그린 선수로 기록됐다.

국제무대를 호령하던 그의 등장은 그만큼 파격적이었다. 그리고 13년 간 1426경기를 더 뛴 김동주는 마침내 21일 잠실 넥센전 5회말 1사 만루에서 우중간 3타점 2루타로 프로통산 6번째·현역 가운데 2번째로 1000타점(1427경기) 고지를 밟았다.

오직 한 팀에서만 1000타점을 올린 선수는 장종훈(한화코치) 이후 처음이다. 2000년 역대 최강으로 꼽히는 우동수(우즈∼김동주∼심정수) 트리오 시절부터, 2011년 김동석(김현수∼김동주∼최준석)까지….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월에도 그는 두산의 4번 자리를 지켰다. 그래서 ‘두목 곰’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21일 잠실 넥센전을 앞둔 두산 김경문 감독은 팀 중심타자들의 베이스러닝을 칭찬했다. “방망이로 이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간 ‘육상부’로 불리던 두산의 발야구는 ‘도루’로 표상됐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중심타자들도 도루가 아니라, 꼭 필요할 때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김동주가 있다. 몸집에 비해 뛰어난 순발력과 정확한 판단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고참 선수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는 후배들에게도 큰 귀감이 된다. 팀 우승을 향한 중요한 메시지다.

19일 넥센전을 앞둔 김동주는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타났다. 본인 표현대로 “삭발을 한 것을 빼면 (프로 와서) 가장 짧은 스타일”이었다. “그냥 더워서…. 나이가 들어서 머리 기르지도 못 하겠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이후 페이스가 상승세다.

김동주는 “나 혼자서 한 기록이 아니다.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양준혁의 최다타점(1389점)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며 두목곰다운 소감을 전했다.

잠실 | 전영희 기자(트위터 @setupman11)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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