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장성호.
공 맞은 당일 SK 덕아웃 찾아가 오히려 전병두 감싸
“워낙 착한 애라 고의는 없었을 겁니다.”27일 잠실구장. 전날 SK 전병두의 공에 맞은 한화 장성호(사진)가 오히려 후배를 감쌌다. 그의 이마에는 멍자국이 선명해 당시 충격을 짐작할 수 있었음에도 “(전)병두와 (KIA에) 함께 있어봐서 안다.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그렇게 투구 한다. 고의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대변했다.
장성호는 공을 맞은 당일에도 자신이 병원에 간 사이 1루측 덕아웃에 전병두가 사과를 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검사가 끝난 뒤 구장에 돌아오자마자 3루측 덕아웃으로 가 후배를 다독이는 훈훈한 광경을 연출한 바 있다. 그는 “대인배 컨셉트로 일부러 그런 것이다. 요즘 야구도 못 하는데 그런 거라도 기사가 나와야 하지 않겠냐”며 농담을 건넸지만 실상은 혹 자신 때문에 후배가 위축될까 우려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장성호는 동갑내기 친구 넥센 강병식의 애정 어린(?) 전화에는 발끈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3일 목동구장에서 류현진의 사구에 맞아 병원에 후송된 경험이 있는 강병식이 이날 오전 전화를 걸어 “구토증세가 좀 있을 것”이라며 겁을 줬다는 것. 장성호는 “아침에 하도 전화를 해서 받아봤더니 그 따위 소리를 하며 겁을 주더라”며 분노했지만 “오늘 훈련하면서 어지러우면 안 뛰려고 했는데 괜찮다”고 몸 상태를 전했다. 그리고 보란 듯이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첫 번째, 두 번째, 네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 나가는 활약을 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