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사상 첫 대회취소…배윤호의 꿈 날렸다

입력 2011-07-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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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호가 10일 열린 채리티 하이원리조트 오픈 2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배윤호는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지만 악천후로 대회가 취소돼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 사진제공|KGT

하이원리조트오픈 기상악화 2R 못마쳐
1위 배윤호 첫우승·프로자격 기회 놓쳐


총상금 10억 원이 걸려 있는 ‘2011 더 채리티 하이원리조트오픈’이 기상 악화로 취소됐다. 국내 프로골프 사상 대회 취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골프장(파72)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 대회는 오전 일찍부터 경기를 시작했지만 안개와 비로 5차례 경기가 열리다 중단된 끝에 결국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첫날부터 코스에 짙은 안개가 덮쳐 정상적인 경기 진행을 하지 못하면서 차질이 예상됐다. 이틀째 경기도 안개와 폭우가 번갈아 내리면서 지연됐고, 결국 나흘 동안 2라운드도 치르지 못했다.

대회 취소로 모든 기록도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프로야구와 비교하면 강우로 5회 이전에 경기가 끝나 기록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와 같다. KGT는 올해부터 4라운드 경기가 1라운드로 끝날 경우 대회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최소 2라운드 이상 경기를 끝내야 하는 데, 이번 대회는 나흘째 경기까지 141명(기권 17명 제외) 중 138명이 2라운드를 끝내지 못했다. 단 3명만 끝낸 상태였다.

한국프로골프투어에서 대회 자체가 취소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2라운드 대회로 축소돼 끝난 경우도 역대 2번 밖에 없다. 1983년 부산오픈(우승 최상호)과 1989년 포카리스웨트오픈(우승 곽흥수) 뿐이다. 여자골프의 경우 1979년 쾌남오픈(우승 구옥희)이 1라운드로 경기를 끝냈지만 공식 대회로 인정받았다.

대회 취소로 우승자가 없다. 또 공식 상금랭킹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상금은 총상금의 절반인 5억 원 중 채리티 기금 10%를 뺀 4억5000만원이 참가자 153명(아마추어 3명)에게 균등 지급된다. 사실상 대회 출전료 성격이다. 1인당 291만1000원씩 지급된다.

아마추어 배윤호(18·제물포고3)는 대회 취소로 가장 아쉬움이 크다. 2라운드까지 9언더파 135타를 쳐,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대회가 취소되면서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끝나 배윤호가 우승자가 될 경우, 프로 자격을 얻어 곧바로 내년부터 프로에서 뛸 수 있었지만 기회를 놓쳤다.

배윤호의 부친 배행근 씨는 취소 결정이 내려지자 몇 차례 한숨만 내쉬면서 “아쉽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골프장을 빠져나갔다.

KGT 송병주 운영국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2라운드까지 경기를 진행하려고 노력했지만 안개 때문에 더 이상 경기하기가 힘들었다. 물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아시안투어와 KGT, 스폰서가 협의한 끝에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선|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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