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SK 투수 전력질주 바람…“우리 왜 뛰지?”

입력 2011-07-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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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 투수들은 공수교대 때 마치 단거리 달리기 선수처럼 소속팀 덕아웃으로 뛰어가고 있다. 시작은 8일 사직 롯데전부터. 당시 선발투수였던 이영욱(31)은 3아웃만 되면 덕아웃으로 내달렸다. 그런데 다음날 롯데전 선발투수 엄정욱(30)도 그랬고, 12일 잠실 LG전 선발투수 고효준도 그랬다. 구원투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알고 보니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선수들의 자발적인 운동이었다. 이영욱은 1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지나가던 엄정욱을 보더니 “내가 원조로 오해받는데 쟤가 원조”라고 소개했다. 2군경기에서 엄정욱이 어느날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는데 김태훈에 이어 자신까지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것. 그런데 이들이 1군무대에 올라오면서 다른 투수들에게 전파했다. 이영욱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내 밑으로 다 따라하는 것 같다. 안 뛰면 안 되는 분위기가 돼 버렸다”며 웃었다.

‘원조’ 엄정욱은 “경기 빨리 진행되라고 그랬다”며 농담을 던진 뒤 “예전 이상훈 선배가 등판할 때 불펜에서 마운드까지 뛰어갔다. 그런데 등판 때는 숨이 차서 새로운 걸 개발하기 위해 공수교대 때 뛰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김성근 감독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김 감독은 “정신 사납게 쟤들 뭐하나 싶더라고. 뛰더라도 좀 천천히 뛰지. 나까지 뛰어다녀야할 판이야”라며 웃었다.

잠실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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