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오금 통증…올 시즌 최악 밸런스
곧 찾아올 상승세때 활약여부가 관건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 성공할 땐
ML에도 없는 새로운 역사 쓰게 돼
6월 중순까지만 해도 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2년 연속 타격 7관왕’은 아무래도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는 느낌. 무엇보다 팀 동료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득점부문에서 1위 이범호(KIA)와 제법 차이가 있는데다, 타율·홈런·타점 등 공격 타이틀의 핵인 세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서 그렇다.
롯데 이대호(사진)는 타격에서 이용규(KIA), 홈런에서 최형우(삼성)와 경쟁하고 있고 타점에선 이범호와 박빙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2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이대호와 타율·타점·홈런 등 흔히 ‘트리플 크라운’으로 불리는 타격 3개 부문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현재 분위기라면 세 개 모두 쉽지 않다
1루 수비 출장이 무리일 정도로 왼쪽 오금 통증을 느끼고 있는 이대호는 김무관 타격코치가 평가하듯 최근 들어 ‘올시즌 최악의 밸런스’로 고전하고 있다. 워낙 맞히는 재주가 뛰어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확실히 페이스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7월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기록한 뒤 20일 두산전까지 11게임 동안 홈런이 나오지 않은 것도 그래서다.
안타를 치려다 자연스럽게 홈런을 만들어내는 스타일인 이대호는 “홈런이 안 나오는 건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10일 문학 SK전 이후 확실히 밸런스가 좋지 않은 게 느껴진다”면서 “현재 분위기라면 홈런은 물론이고 타율, 타점도 쉽지 않다. 세 개 모두 쉽지 않다”고 했다. 스스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끼고 있기 때문. 그러면서도 물론 포기하지는 않았다. “개인타이틀에 욕심은 전혀 없다. 팀 우승만 할 수 있다면 7관왕 타이틀하고도 바꾸고 싶다”는 그는 “하지만 시즌을 치르다보면 업다운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은 내가 다운페이스일 뿐”이라고 했다. 곧 다시 찾아올 상승세에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각 부문 경쟁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대호는 “그게 야구”라고 했다.
○ML에도 없는 또다른 역사 쓸까
2006년 타격·홈런·타점왕에 올라 생애 첫 ‘트리플 크라운’의 영광을 차지했던 이대호는 2010년 7관왕을 차지하며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완성했다. 만약 올해에도 세 부문 타이틀을 동시석권 한다면 그야말로 또다른 역사를 쓰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타격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두 번 차지한 선수는 로저 혼스비(1922·1925년), 테드 윌리엄스(1942·1947년) 등 두명 있었지만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일본에서는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선수가 셋 있었다. 1973∼1974년 오사다하루(요미우리), 1985∼1986년 랜디 바스(한신·센트럴리그)와 오치아이(롯데·퍼시픽리그)가 그 주인공. 이 중 오치아이는 1982년에도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바 있다.
이대호가 만약 올해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다면 ML에도 없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면서 오치아이와 함께 세계 최다 타이인 개인 통산 3회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라는 또다른 영광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잠실|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