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병 오재원 ‘소뱅’ 1군 난타 김진욱 감독 ‘복수는 달콤했다’

입력 2012-0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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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감독. 스포츠동아DB

28일 소프트뱅크 1군과의 경기가 열린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 두산은 이날 양 팀 합의하에 6-5로 ‘인정’ 강우콜드 승을 거뒀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을 흐뭇하게 한 것은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훈련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오재원과 이날 단체러닝을 하다가 오른쪽 스파이크가 인조잔디에 걸리면서 왼쪽 골반 쪽에 충격을 받은 김동주가 경기출장을 자청했기 때문이다. 김동주는 결국 스타팅에서 빠졌지만 오재원은 “무리하지 마라”는 코칭스태프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에 나섰다. 김 감독은 “지금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에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렸는데도 (오)재원이가 스스로 나가겠다고 앞장섰다”며 “(김)동주도 트레이너의 소견을 듣기 전 ‘괜찮다. 경기 뛰는 데 문제가 없다’며 의욕을 불태웠다”고 귀띔했다.

사실 누구보다 이날 경기를 이기고 싶었던 것은 김 감독이었다. 지난 소프트뱅크 2군과의 경기(24일)에서 4-10의 대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다운 플레이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어이없이 졌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 역시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가 엉망이었다. 창피했다”고 지적했다.

선수단도 마찬가지였다. 이종욱은 “외야에 서있는데 정말 창피했다”고 했다. 하지만 곧 “선수들이 잘 할 거다. 소프트뱅크 1군과의 경기를 지켜봐달라”고 이를 악물었고, 그 약속을 지켰다. 특히 오재원은 3타수 3안타 1득점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강한 정신력을 보였다. 김 감독은 “모두가 팀을 위해 1번 타자처럼 배팅을 했다. 그게 역전을 할 수 있었던 발판이었고, 선수들이 모두 경기에 진지하게 임했다는 것을 칭찬하고 싶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미야자키(일본)|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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