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훈아, 완급조절 굿”…“용찬아, 네 포크볼 탐나”

입력 2012-04-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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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두산 임태훈·이용찬 나란히 호투 “난 네게 반했어”

임태훈 3승…방어율· 다승공동 1위
이용찬도 삼성전 6이닝 무실점 첫승
입단 동기 선의 라이벌 “승리 이끈다”


“(임)태훈이 장점이요? 완급조절이요. SK전(24일)에서도 타자들이 다 직구를 노리고 나왔는데 변화구로 타이밍을 빼앗는 게 좋았어요.”(이용찬)

“(이)용찬이는 포크볼이 좋잖아요. 어느 카운트에서든지 원하는 대로 넣을 수 있으니까요.”(임태훈)

두산의 3·4선발 임태훈(24)과 이용찬(24)은 올해 나란히 호투를 펼치고 있다. 임태훈은 3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방어율 0.53의 빼어난 성적으로 다승 공동 1위, 방어율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용찬도 출발(14일 청주 한화전 4.2이닝 5실점)은 다소 불안했지만 18일 잠실 삼성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4월 두산의 선전에는 이들의 역투가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임태훈은 “팀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열심히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좋은 쪽으로 풀리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물론 성적이 좋다고 안주하거나 만족하지 않는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며 “언제나 잘 던질 수 없을 것이다. 최상과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긴장의 끈을 조였다. 25일 우천순연으로 또 다시 등판 기회가 밀린 이용찬도 “던지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팀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등판에 맞춰 꾸준히 보강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지난번 등판에서 자신감도 얻었다.

서로의 존재 역시 좋은 자극제다.

둘은 2007신인드래프트에서 1차로 지명된 입단 동기다. 임태훈이 데뷔 첫 해부터 두각을 드러낸 반면 이용찬은 수술과 재활로 2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각각 2007년과 2009년 신인왕을 차지하며 팀의 주축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대표 출신에 정통파 우완, 빠른 볼까지 비슷했던 동갑내기는 따로, 또 함께 경쟁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같은 보직을 맡으면서 구도가 더 명확해졌다. 그러나 그 앞에 ‘선의’가 붙는다. “나만 잘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 되길 바라는” 선의의 라이벌이다. 실제 서로의 장점에 대해 임태훈은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는 것”, 이용찬은 “타이밍을 빼앗는 완급조절”을 꼽았다. 세계를 제패한 김연아에게는 아사다 마오라는 좋은 라이벌이 있었다. 보고 배울 수 있고, 힘들 때는 서로를 다독여가면서 함께 걸어가는 두 선수의 2012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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