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조성환은 무려 4년 동안이나 오른쪽 어깨가 아팠지만 꾹 참고 경기를 뛰었다. 롯데 팬들에게 ‘박정태의 후계자’, ‘롯데의 영원한 캡틴’으로 불리는 이유다. 스포츠동아DB
“진통제·주사맞는 선수 한둘이 아닌데…”
오른쪽 어깨 통증 숨기고 경기장 나서
‘솔선수범 롯데 정신’ 선수들에 큰 귀감
“어제(24일 대구 삼성전) 조성환이 병살 플레이를 하러 1루에 송구할 때 봤나? 팔이 썩 좋아 보이지 않더라.” 어느 야구인은 이렇게 말했다. 롯데 조성환(36)이 공 던지는 (오른)팔이나 어깨가 아프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도루 수비를 하다 팔꿈치 타박상을 입어 멍이 든 채로 뛰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왼쪽이었다. 삼성전이 비로 취소된 25일 조성환에게 직접 물어봤다. 사연은 의외로 길었다.
○4년여를 견뎌온 아픔
통증은 2008년 찾아왔다. 제대한 뒤 찾아온 주전 기회, 새롭게 부임한 로이스터 감독, 의욕으로 가득찬 환경 속에서 야구가 무척 잘됐다. 원 없이 해보고 싶었다. 과유불급이었을까. 오래 쉬었던 야구를 매일매일 온 정신을 다 바쳐 격렬하게 하다보니 오른쪽 어깨가 아파왔다. 고민 끝에 바깥에 알리지 않은 채 참고 해보기로 했다. 진통제를 복용했고, 주사를 맞고 뛰었다. 그렇게 4년을 뛰면서 캡틴도 3년을 해봤고, 상징적 존재로서 팬들의 사랑과 팀원들의 신뢰도 얻었다. 그것이 외길인줄 알고 우직하게 걸어갔다.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취약해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하더라. 괜히 바깥에 알려서 요란 떨고 싶지 않았다. 또 아픈 데 병원에 가서 일이 커져서 야구에 지장 받고 싶지 않았다.”
어깨는 아프다 덜 아프다를 반복했다. 견딜 수 없을 지경까지 되면 진통제를 먹고, 1개월에 1회 주기로 어깨에 일종의 물을 채워주는 주사를 맞았다. 프리에이전트(FA) 잔류계약을 하고, 사실상 평생 롯데맨으로 출발한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어깨가 아파왔다. 귀국 후 서울에 아는 병원을 찾아갔다. 의사는 말했다. “꽤 아프셨을 텐데 어떻게 참으셨대요?”
○롯데 정신의 계승자
다행히 치료가 잘됐다.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이제 진통제를 안 먹어도 돼 너무 몸이 편하다”고 밝혔다. 그래도 조심해야 될 몸인지라 1루 송구 때 어쩔 수 없이 티가 날 때도 있지만 1루와 거리가 짧은 2루수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송구가 부드럽지 않다”는 세간의 평가는 마음속에 안고 가기로 했다.
이런 그인지라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진통제 먹고, 주사 맞는 선수가 한둘 아니다. 시력도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또 몸 안 좋다고 알려지면 어색하다”며 정색을 했다. 조성환의 이런 투지, 솔선수범이야말로 곧 롯데 정신의 산 증거다. 왜 롯데 팬들이 그를 두고 ‘박정태의 후계자’, ‘롯데의 영원한 캡틴’으로 추종하는지 짐작이 간다.
대구|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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