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을 꽉 쥐거나 느슨하게 잡으면 안돼
손이 몸쪽에 치우치면 스웨이현상 발생
손목 일찍 꺾으면 스윙궤도 줄어 미스샷
2007년 미 PGA 투어에 진출한 양용은은 가장 먼저 그립부터 손을 댔다. 한국과 일본에서 뛰었던 양용은은 스트롱(훅) 그립으로 드로 샷을 구사했다. 거리를 더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컨트롤이 힘든 단점이 있다. 이를 뉴트럴 그립으로 전환했다. 거리가 약간 줄어들 수 있지만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립을 바꾸는 데 꼬박 1년의 세월이 걸렸다.
프로들이 그립을 바꾸는 일은 흔하지 않다. 그립을 바꾸면 스윙까지 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초가 중요하다. 그립만 잘 잡아도 스윙이 편해진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그립 모양을 살펴보면 천차만별이다. 교과서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슬라이스와 같은 고질적인 미스샷에 시달리는 골퍼의 그립을 살펴보자. 손에 힘을 꽉 준 상태에서 골프채를 잡는 경우가 많다. 그립이 강할수록 골프채의 움직임을 방해할 뿐이다. 스윙이 크고 세게 휘두르지만 거리가 짧은 골퍼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반대로 그립이 너무 약해도 문제다. 스윙 중 손과 골프채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임팩트 때 공에 힘을 가할 수 없다.
손의 위치와 모양은 스윙에도 영향을 준다. 손이 지나치게 몸 바깥쪽에 위치해 있으면 백스윙 때 하체를 많이 움직이는 스웨이 현상으로 이어진다. 또 손목을 일찍 꺾게 되면서 스윙궤도가 짧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자세에서는 다운스윙 때 클럽 헤드가 열리는 실수가 발생해 슬라이스와 같은 미스샷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손과 몸의 간격도 중요하다. 멀리 떨어져 있거나 혹은 너무 가깝게 붙어 있는 상태에서는 좋은 스윙이 나오기 힘들다. 적절한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손과 몸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어드레스 때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게 되고, 반대로 너무 가깝게 붙어 있으면 스윙궤도만 커질 뿐 임팩트 때 하체와 상체의 스피드를 이용하지 못하고 손으로만 쳐 제대로 힘을 전달하지 못한다.
김하늘은 “그립을 자주 바꾸는 건 좋지 않다. 그러나 잘못된 스윙이 그립에서부터 시작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윙을 바꾸기에 앞서 그립에 문제가 없는 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립만 정확하게 잡아도 좋은 스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 KLPGA 프로골퍼 김하늘
정리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