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코치 “12일만에 선발 유창식, 몸이 근질근질할 것”

입력 2012-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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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철 코치(왼쪽)-유창식. 스포츠동아DB

“우리 선발투수, 일찍 나와 있네.”

13일 대구구장.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가 발걸음을 멈추더니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삼성전 선발 등판을 앞둔 고졸 2년차 좌완 유창식(20)이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덕아웃 한쪽에 조용히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모습을 발견해서다. 비 때문에 지난 로테이션을 건너 뛴 유창식에게는 이날이 12일 만의 선발 등판. 누구보다 설레고 긴장된 마음으로 등판을 준비했을 터다.

정 코치는 “저 나이 때는 빨리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싶어서 마음이 급한 게 당연하다. 좋은 현상”이라며 “나도 젊을 때는 경기 전에 시간이 너무 천천히 흘러서 참느라고 혼났다”고 귀띔했다.

정 코치는 예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한번 던지고 나면 그 다음 등판까지 4일 쉬는 기간이 너무 지루했다. 등판 날만 기다리면서 일주일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러니 2주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유창식의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조금씩 체력이 떨어지는 베테랑이 되면 상황은 또 다르단다.

정 코치는 “나이가 들면 등판 전에 이것저것 준비하다가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하고 놀라기 일쑤”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제자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창식이는 아마 지금 시간이 멈춘 것 같을 거예요.”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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