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다승선두 장원삼 토종투수의 자존심

입력 2012-06-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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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원삼이 22일 목동 넥센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장원삼은 시즌 8승째를 따내 다승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사진제공|스

친정 넥센 상대 7이닝 7K 무실점 8승
주키치·니퍼트와 나란히 다승 공동선두
삼성 3연승 선봉…믿음직한 에이스 본색


삼성 장원삼(29)이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장원삼은 22일 목동 넥센전에서 7이닝 동안 3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넥센 타선을 꽁꽁 묶고 시즌 8승째(3패)를 수확했다. 이날 승리로 그는 LG 주키치, 두산 니퍼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다승 공동선두가 됐다. 국내 투수들 가운데선 1위다.

삼성은 시즌 초반 차우찬의 부진과 함께 어려움을 겪었다. 차우찬은 지난 2년 연속 10승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한 투수다. 여기에 불펜투수진의 난조가 겹치면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2012시즌 유력한 우승후보의 면모는 오간 데 없이 사라진 듯 보였다. 이처럼 악전고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선발진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장원삼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이 5월 류중일 감독이 목표로 삼은 5할 승률에 도달한 데에는 장원삼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는 5월 한 달간 4승을 챙기면서 팀 투수진의 중심을 바로 세웠다. 류 감독은 이제 “장원삼이 우리 에이스다”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어느 때보다 좋은 페이스를 이어온 장원삼이지만 친정팀 넥센과의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는 부담감을 나타냈다. 넥센 타자들이 자신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해갈 수는 없었다. ‘에이스’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 장원삼은 이날의 호투를 통해 올 시즌 왜 자신이 ‘에이스’ 칭호를 달고 있는지를 입증했다. 제구력이 흔들려 6개의 4사구를 내줬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면서 무결점 투구로 8승째를 장식했다.

하이라이트는 6회였다. 장원삼은 유한준에게 2루타, 박병호와 오윤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해 2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류 감독은 장원삼을 내리지 않았다. 팀의 에이스에게 스스로 위기를 극복할 기회를 준 것이다. 장원삼은 김민성을 3루 땅볼로 잡고 그 기대에 부응했다.

8회 서건창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장원삼은 122개의 공을 던졌다. 5월 17일 대구 KIA전에서 던진 114개를 넘어서는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투구수였다.

22일 승리를 통해 다승 1위로 등극하고, 팀의 연승을 이어가고, 넥센전 부담에서도 탈피했다. 여기에 이닝이터로서의 면모까지 뽐낸 장원삼이다. 올 시즌 그의 모습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에이스’다.

목동|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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